산업

원가 1조 절감, 임원 급여 20% 반납…거침없는 포스코 장인화號

성상영 기자 2024-04-23 11:16:05
취임 한 달 맞은 장인화 회장 조직개편 이어 '7대 혁신' 발표 "초일류 기업 도약 전기 마련"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하루 뒤인 지난달 22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현장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이코노믹데일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그룹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21일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속전속결로 '장인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100일간 현장을 돌겠다고 나선 데 이어 임원 급여 20% 반납까지 검토하는 등 행보가 매섭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이차전지 사업 경쟁력 제고와 책임·윤리 경영 강화, 조직·인사 쇄신 등의 내용을 담은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23일 밝혔다. 장 회장은 지난 19일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서도 "혁신 과제를 통해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체제 전반을 혁신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업과 관련한 7대 미래 혁신 과제에는 철강 경쟁력을 재건하고 이차전지 소재 혁신 기술을 선점한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사업회사별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해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점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철강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제 블록화 현상이 심해지며 어느 때보다 여건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원가 혁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설비를 효율화 해 매년 1조원 이상 원가를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저탄소 철강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수익성을 확보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선 최근까지 집중한 '풀 밸류 체인(전 과정 공급망)' 완성에 힘을 쏟는다. 포스코그룹은 핵심 광물인 리튬과 니켈을 올해부터 양산하고 우량 자원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침체)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재 사업과 관련해 "3년 안에 인수합병(M&A)를 추진한다"고 공언했다.

장 회장은 7개 과제 가운데 절반은 준법 경영, 기업의 책임 강화 등 '거버넌스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22년 제철소 침수 피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회장 선임 중 불거진 '호화 이사회' 논란 등 조직 쇄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경영 시스템을 둘러싼 잡음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개선할 '거버넌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윤리 경영 감시 조직인 '클린위원회'를 신설한다.

임원 급여를 최대 20% 반납하는 안과 함께 주식 보상 제도 폐지도 검토한다. 복장 자율화와 직급 호칭 변경도 속력을 낸다.

앞선 조직개편에서는 핵심 부서 임원 3명이 여성으로 교체됐다. 이유경 엔투비 사장이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을 맡고 여성 공재 1기인 김희 탄소중립전략실장이 탄소중립전략담당에 배치됐다. 홍보담당에는 한미향 포스코 커뮤니케이션실장이 선임됐다. 지주사 조직이 기존 13팀에서 9팀으로 축소되는 만큼 각 팀을 이끄는 여성 임원의 비중도 이전보다 커졌다.

포스코그룹은 "실행 가능한 과제는 즉시 추진하고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과 M&A 등 대형 과제는 2026년까지 차례로 실행할 것"이라며 "각 과제는 장 회장이 주기적으로 점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