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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미래에셋, 코빗 인수 추진…가상자산 거래시장 재편 신호탄

정세은 기자 2025-12-29 08:49:47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이 인수 주체…거래규모 최대 1400억원 추산

코빗 인수로 디지털 성장 동력 찾는 미래에셋…금융사 가상자산 사업 제한 '변수'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믹데일리]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업비트와 빗썸으로 이뤄져있던 국내 가장자산거래소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최대주주 NXC(지분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31.5%)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를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49%)과 배우자 김미경 씨(10.15%)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박 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디지털 기반 금융 혁신을 다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디지털 혁신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은 그동안 업비트와 빗썸이 사실상 주도해왔다. 

코빗은 NXC와 SK플래닛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시장 내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지만 자산운용과 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진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할 경우 기존 거래소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코빗 인수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제도권 편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와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소, 비자·마스터카드 등 전통 금융기업들이 디지털자산 생태계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국내에선 2017년 도입된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사업 참여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인수 측은 미래에셋컨설팅이 금융업을 직접 영위하지 않는 비금융사라는 점에서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6.92%를 보유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의 사실상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금융회사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향후 인수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거래 성사 여부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 판단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코빗은 2013년 설립된 국내 1세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초기부터 제공해 왔다. 

대형 거래소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시장 기반을 마련해온 기업으로 평가되며 한동안 넥슨 창업주 고(故) 김정주 전 NXC 대표의 투자회사인 NXC와 NXMH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넥슨 계열 거래소'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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