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따른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자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도 일제히 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란을 비롯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에는 전자, 건설, 방산, 금융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사태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업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현지 주재원과 가족들의 안전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 주재원들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측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 시 추가 보호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중동 지역 근무 인력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이동 자제 권고와 비상 연락망 재점검 등 예방 조치를 강화했다. 이란에 파견됐던 한국인 직원 1명은 이미 출국했으며 이스라엘 지점에 근무 중인 한국인 직원과 가족들은 대사관 지침에 따라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
방산·건설 분야에서 중동 사업 비중이 큰 한화그룹도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한화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라크에서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현지 체류 임직원은 가족을 포함해 1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중동 지역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필요한 모든 보호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계열사들은 현지 법인과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해 이동 동선과 안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으며 현지 공관 및 한인사회와도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에서의 직접 사업은 현재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운수업계도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인천~두바이 노선 일부 항공편을 긴급 회항시키고 결항을 결정했다. 해당 노선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한 중동 정기편으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일정 기간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운업계 역시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 중인 선박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우회 항로 확보나 일시 정선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벌크선을 다수 운영하는 팬오션도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원자재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 시 국내 해운·에너지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이 생산·수출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의 현지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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