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금융

국민·신한·농협銀, 대출금리는 내렸는데…순수고정형 대출 '0건'

지다혜 기자 2025-05-26 06:37:00

대출한도 축소 전 대출금리 낮춰 고객 확보

고정금리 주담대 통상 5년…장기는 대부분 정책대출

銀 "자산·부채 만기 충돌 우려…유동성 지원 필요"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막차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번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순수고정형 상품은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며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대면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08%포인트 인하했고, 신한은행은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해 우대금리 0.10%(포인트)p를 신설했다. NH농협은행은 대면 변동형 주담대 우대금리를 0.45%p 확대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전 대출 수요를 선점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7월부터 수도권 지역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차주들의 대출 한도가 수천만원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이자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순수고정형 대출은 이번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출 방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순수고정형은 대출 기간 동안 금리가 변하지 않는 구조로, 금리 변동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시중은행들이 실제 취급하는 고정금리 대출은 대부분 5년 혼합형 또는 5년 주기형 상품에 불과하다. 가입 후 5년간 고정금리를 유지하다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사실상 고정금리의 혜택은 제한적이다. 반면 10년 이상 금리가 고정되는 순수고정형 상품은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 등 정부가 보증하는 정책대출에 한정돼 있어 금융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한된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은 민간에서도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리와 경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차주의 상환 부담 완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고정금리 상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자금 조달 구조상 장기 고정금리 확대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예금이나 은행채 등 단기 자금 위주로 운용되는 은행의 특성상 장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로 인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단기 조달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이 많아질수록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자금조달 방식 개선이나 금리 스왑을 통한 위험 분산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