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국내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볼륨스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전망치를 1430만대에서 1377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성장률도 2021년 세 자릿수에서 올해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0%대에 불과하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관련 생산·투자를 감축하는 추세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는 '기회'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신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시장에서 최근 화두가 되는 것은 전기차 전용 변속기다. 전기차 PE 시스템(구동시스템)은 모터, 감속기, 직류에서 교류로 전력을 변환하는 인버터,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감속기는 기존 내연기관차량의 변속기를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에너지 전달 특성상 낭비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전용 변속기 개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수행 중이다.
전기차 변속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도요타다. 도요타는 차세대 전기차에 수동 변속기를 옵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도요타가 현재까지 시장에 공개한 변속기는 단순히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용도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아직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연구·개발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전기차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23~2032년 투자 비용 109조원 가운데 30%(약 36조원)를 전동화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전기차 전용 변속기가 적용될 경우 최소 30% 이상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이에 따른 배터리 수명 증가까지 이끌 수 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 성장이 정체된 사이 도요타·현대차 등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술로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전용 변속기는 기존 전기차 단점으로 부각된 배터리 효율성을 끌어올릴 기술"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틈을 타 관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일부 단점을 보완할 시간이 없었다"며 "주행거리, 배터리 충전시간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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