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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몸값 낮추고 수급 부담 줄인 케이뱅크…코스피 안착할까

지다혜 기자 2026-02-24 06:08:00

유통 가능 물량 조정…상장 초기 수급 부담 완화

가계대출 중심 구조 탈피…기업금융 본격 확대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지다혜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세 번째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 케이뱅크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확정하며 몸값 낮추기 전략을 택했다. 앞선 두 차례 상장 철회 경험을 반영해 가격과 유통 물량을 동시에 조정하며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케이뱅크의 체질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8300~9500원)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된 공모가 기준 총 공모 금액은 4980억원, 상장 후 시가 총액은 3조3673억원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은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1800만주)에 대해 이달 20일과 23일 이틀간 진행되고, 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후 절차를 거쳐 3월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공모가 결정은 시장 친화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과도한 기업가치 산정은 오히려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희망밴드 상단이 아닌 하단을 택하며 투자자 부담을 낮췄다.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 역시 이전 시도 대비 조정했다. 초기 유통 물량이 많을 경우 상장 직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급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다. 시장에서는 공모가 하단 확정과 유통 물량 축소라는 보수적 접근이 단기적인 주가 안정성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부진과 시장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철회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 눈높이와 회사 측 기대치 간 간극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는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 구조 개선, 건전성 관리 역량 등을 적극 부각하며 투자자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경쟁력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간 케이뱅크는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리테일 금융 중심의 수익 구조를 유지해 왔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마진 압박이 커지면서 수익원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기업금융 영역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전용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데이터 기반 대출 심사모형을 고도화해 비대면 환경에서도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특히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개선해 사업자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여신 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 대상 금융에서도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간편 신청 절차와 빠른 심사 프로세스를 강점으로 내세워 소상공인과 초기 창업 기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리테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인터넷은행의 성장 모델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건전성 관리, 기업금융 확대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만큼 상장 이후의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공모가를 낮추고 유통 물량을 조정하는 등 현실적 선택을 내린 케이뱅크가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입성에 성공할 경우, 향후 자본 확충을 발판으로 한 사업 확장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 이후에도 수익 기반 다변화와 경쟁 심화 속 차별화 전략 마련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중장기 성장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유입될 자금은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상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와 대출심사모형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성장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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