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운영해 온 테무는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 소비자에게 다양한 지역 상품을 제공하고 한국 판매자에게는 새로운 판로를 열겠다는 설명이다.
테무는 한국에서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와 마찬가지로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지사장 파견, 인력 채용 등의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3년 10월 한국 상품 전문관 K베뉴를 신설해 지난해 12월까지 입점 수수료 면제를 앞세워 한국인 판매자를 모집했다.
테무는 본사 차원에서 국내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인 e커머스 시장에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테무까지 참전하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오픈마켓 업체들은 출혈 경쟁이 심한데 테무까지 가세하면 각 기업의 '제 살 깎아먹기' 마케팅이 심화할 수 있다"며 "한국이 전세계 오픈마켓의 격전지가 되는 모양새"라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G마켓, 11번가 등 기존의 e커머스 기업들은 매출은 물론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문제는 국내 e커머스 시장 잠재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플랫폼 거래액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20조2056억 원, 21조14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거래금액은 3.2% 증가했다.
업계에선 테무의 오픈마켓 시장 진출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관세'로 판로가 막힐 것에 대비해 한국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그 때문에 테무가 초저가를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존재감을 키운다면 국내 e커머스 생태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테무는 2022년 9월 미국에 이어 유럽, 아시아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주력했다. 특히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 지난해에만 30초에 90억 원에 달하는 광고를 4번 상영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무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인데, 아무래도 오픈마켓 형식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테무의 카드 결제 추정액은 6002억원으로 알리익스프레스(3조6897억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