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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SM 시세조종 혐의 재판서 '조직적 보고·승인 없었다' 주장

선재관 기자 2025-01-17 18:49:44

변호인 측, 김 의장의 해외 출장 기록 제시하며 혐의 부인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 "김 의장은 SM 인수 장기간 부정적" 증언

재판 출석하는 김범수 위원장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재판에서 조직적인 시세조종 보고 및 승인이 없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김 의장 측 변호인은 김 의장이 SM엔터 주식 대량 매집 시기에 해외 출장 중이었음을 입증하는 항공권을 증거로 제출하며 혐의를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그리고 공모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가 피고인으로 함께 출석했다.

김 의장 측 변호인은 김 의장이 작년 2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출장 중이었던 사실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 시기에 김 의장이 조직적인 시세조종을 논의하고 지시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김 의장과 주요 경영진이 작년 1월부터 여러 차례 투자심의위원회 회의를 통해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시세조종을 모의했으며 2월 16일, 17일, 27일, 28일에 걸쳐 장내에서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식 대량 매집이 이루어진 시점인 24일에도 투자심의위원회 회의가 열려 시세조종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 측은 김 의장이 당시 해외에 체류 중이었으므로 조직적인 시세조종을 논의할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고 맞섰다.

검찰은 또한 배 전 총괄이 김 의장을 따로 만나 시세조종 계획을 보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 의장 측은 김 의장의 해외 체류 사실을 들어 보고받을 시간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배 전 총괄 측 변호인 역시 두 사람이 다른 경영진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만나 시세조종을 논의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배 전 총괄 또한 작년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출장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는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황 대표는 작년 김 의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이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논의했던 투자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검찰은 황 대표에게 김 의장이 배 전 총괄과 단둘이 만나 시세조종 계획을 보고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작년 2월 배 전 총괄과 강호중 투자전략실장 간의 통화 기록에 따르면 배 전 총괄은 다른 업무 회의가 끝난 후 김 의장에게 SM엔터 인수 관련 이야기를 꺼내야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강호중 실장이 당시 회의실에 실무진이 나간 뒤 김 의장과 배 전 총괄만 남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투자심의위원회의 진행 방식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이 개별적으로 시세조종을 논의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증언했다. 그는 “만약 배 전 총괄과 김 의장이 따로 만났다면 2월에 여러 차례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검찰은 김 의장이 투자심의위원회 회의에서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발언한 것을 시세조종 지시로 해석해왔다. 검찰은 김 의장이 SM엔터 인수를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입장을 바꾸어 시세조종이 드러나지 않도록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 의장 측은 해당 발언이 당시 경쟁 상대였던 하이브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면서 합법적인 인수 절차를 진행하라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는 공판에서 김범수 의장이 장기간 SM엔터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고 증언했다. 황 대표는 “김 의장이 ‘미래 성장 동력에 도움이 되는 것을 인수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는 등 여러 이유로 SM 경영권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김 의장이 기술이나 미래 지향적인 인수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증언은 검찰의 주장 즉 김 의장이 SM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시각과는 상반된다. 황 대표는 김 의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SK텔레콤, SK플래닛, SK C&C 등을 거쳐 카카오에 합류했다.

황 대표는 “창업자기 때문에 다른 회의 참석자들도 그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창업자가 찬성한 안건조차 추진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언급하며 김 의장의 의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카카오페이증권의 투자 관련 사례를 언급하며 김 의장이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참석자의 반대로 인해 투자가 진행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2월 7일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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