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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은행 저연차 퇴사, 3년來 300%↑…MZ 줄이탈 '속앓이'

박이삭 기자 2024-01-15 16:00:00

행원·대리급 사직, 2020년 10명→2023년 40명

정치적 목적 이전 기류에 '실망감' 팽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KDB산업은행 저연차 직원들 퇴사가 3년 새 300% 급증했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 따른 산은 서울 여의도 본점의 부산행(行) 이전 계획과 맞물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이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15일 본지가 입수한 산은 노동조합의 '2020~2023년 퇴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졸 공채 기준 5급 직원 퇴사자는 △2020년 10명 △2021년 12명 △2022년 34명 △2023년 40명 등으로, 3년 사이 퇴사 규모가 4배 급증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5급 직원의 경우 1~5년차에 해당하는 행원·대리급"이라며 젊은 실무자 퇴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급부터 5급까지 통틀어 살펴보면 △2020년 17명 △2021년 25명 △2022년 69명 △2023년 69명 등으로 재작년과 작년 규모가 동률을 이뤘다.

노조 관계자는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부행장 9명이 모두 산은 내부 출신이어서 회사를 지켜줄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는 현실에 많은 직원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당 이슈 이전에는 이 같은 집단 퇴사 사례가 없었다며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굵직한 현안을 맡는 업무 특성상 경험·노하우가 있는 직원들이 많아야 하는데 (집단 퇴사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산은 측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원을 신입 채용 규모 확대로 봉합하는 실정이다. 산은이 매년 발표하는 채용공고를 보면 수십명 수준으로 신입행원을 뽑아 왔던 예년과 달리, 작년 기준 200명에 달하는 신입 채용예정인원이 발표됐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신입 채용 확대를 통해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보완하고 있다"며 실제로 2022년부터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인력에 대해서는 연수를 확대함으로써 실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산은 부산 이전 의지를 재차 확고히 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산은 이전에 협력하지 않는 것은 부산 발전보다 정부 발목 잡기가 우선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부산 금융중심지를 조성했던 노무현 정신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이걸 완성하기 위한 산은법 개정을 이번 국회에서 어떻게든 우리가 통과시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아마 반대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4월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보란 듯이 제일 먼저 그 산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박형준 부산시장은 산은 부산 이전을 포함한 부산 지역 현안 추진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은 부산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남부권 전체 경제 성장에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는 일로 민주당의 가치와도 부합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시금석이 될 만한 일로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당시 박 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지 못했으나 이후 자기 페이스북에 "만일 (이 대표가) 저를 만나기 어렵다면 최고위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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