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23 이코노믹데일리 제약바이오포럼’에서 “CMO·CDMO 시장은 굉장히 중요하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투자 중인 분야”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의약품 CDMO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93억 달러(약 25조5000억원) 수준으로, 2025년에는 약 253억 달러(약 33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률 또한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2% 전후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 2021년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약 4조7400억원 규모다. 같은 해 산업통상자원부 기준으로는 약 5조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부회장은 “식약처와 산업부 계산 차이인 약 1조1000억원은 국내 CMO·CDMO 등에서 생산한 바이오 의약품으로, 국내 바이오의약품 CMO·CDMO 시장 규모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작은 시장 규모와 달리 한국 기업은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20년 한국신용평가가 조사한 글로벌 CDMO 기업 점유율은 론자 25.2%, 삼성바이오로직스 9.1%, 카탈란트 9.0% 등으로 삼성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주요 CDMO 기업 증설 현황에서 삼성은 424kL로 전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순위를 유지하고자 공장을 계속 증설 중이며 오는 2026년 784kL까지 규모를 넓힐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바이오의약 영역들이 발전함으로써 CMO·CDMO 영역도 발달할 수 있다”며 첨단 바이오의약품 산업 트렌드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마이크로바이옴 △소포제 기반 의약품 (엑소좀) △오가노이드 등 네 가지를 꼽았다.
CGT 시장은 오는 2026년 555억9000 달러(약 71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CGT 투자와 임상3상 시험이 증가하는 추세고, 국내 기업도 공동 연구와 기업 인수 등을 통한 CGT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바이러스 등을 의미한다. ‘생균치료제’라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은 병원성 미생물 생장을 방해하고 잠재적 유익성 세포 과정을 자극함으로써 질병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해외 기업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고형암·대장암·간암 등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고바이오랩·쎌바이오텍·씨제이바이오사이언스·제노포커스·종근당바이오·지놈앤컴퍼니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임상시험(미국) 중이다.
소포체 기반 의약품은 세포 소기관인 소포체나 엑소좀을 치료물질 전달체로 활용한다. 엑소좀 내 특정 생체 분자 존재 유무에 따라 질병을 진단하거나, 약물·단백질을 인위적으로 넣어 암 등 난치성 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어 각광 받는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시판중인 치료제는 없고 기술 개발도 초기단계지만, 로슈·재즈파마슈티컬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술투자를 진행 중이다.
장기(organ)와 유사함(old)을 합친 오가노이드는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3차원 세포 응집체(장기유사체)를 가리킨다. 간단하게는 줄기세포로 3차원 장기를 만드는 기술이다.
박 부회장은 “오가노이드는 앞으로 동물실험 대체용으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받고 있다”며 “국내 기업 중에는 피부와 관련해 임상 중인 곳이 있고, 영국에서는 동물실험 대신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는 데 상당히 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바이오의약 기술이 개발되고 기업들이 바이오 분야로 들어오면서 CMO·CDMO는 주목받게 될 것이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전문)수탁 제조업 등 CMO 관련 업태가 없다. 또 생명공학, 의·약학 지식에 근거해 인체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뜻하는 ‘바이오헬스산업’은 아직 정부 차원에서 정의되지 않았다. 인천·성남시와 강원도 등 지자체 조례만 별도로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박 부회장은 “과거 바이오제약에서는 제조업 속에 모든 게 포함됐지만 지금은 비임상·임상시험수탁업, 수탁제조업, 위탁제조판매업 등 다양한 밸류체인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약품 밸류체인 특화기관인 CRO(임상시험 수탁기업), CMO, CDMO 등을 명확히 업태로 지정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연구·개발·생산에 들어가는 90% 이상 원부자재는 외국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급 불안정 사태를 통해 전후방 산업 국산화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며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생산시설 지원 등 전후방산업을 같이 키워나갈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