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1.5달러로 8.9달러를 기록했던 전주 대비 2.6달러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기준 올해 1월 넷 째주(13.5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약 6개월 만에 두 자릿수대를 회복한 셈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정유업계는 통상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4~5달러 이상이면 수익,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정제마진은 지난 6개월간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2월과 3월에는 7달러대를 유지하다 4월에는 2달러까지 대폭 떨어졌다. 일간 기준으로 4월 말 0.8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5·6월부터 7월 초까지 줄곧 4달러대를 유지했으나 7월 둘째주부터 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감산이 유럽, 싱가포르의 재고 하락으로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오른 점이 정제마진 강세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배럴당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87.11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2.82달러, 브렌트유 86.24달러였다. 이는 70달러대를 유지했던 지난 6월보다 10달러 가량 오른 것이다.
유가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bpd)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최소 다음 달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데 이어 러시아도 9월 한달간 원유 공급량을 하루 30만 배럴씩 감축한다고 전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국제 유가 상승 추세에 힘입어 상반기(1~6월) 대비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상반기 정제마진 약세 여파로 정유사들은 일제히 낮은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이 구조적 상승 구간에 진입해 하반기에는 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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