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는 그동안 유통과 정유·에너지 사업을 하는 GS리테일과 GS칼텍스·GS에너지 등 3대 축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난 1분기(1~3월)부터 이어진 주요 계열사의 성적 악화로 2분기(4~6월) 실적도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GS는 지난 1분기 매출 6조8365억원, 영업이익 1조6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22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 1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0.4% 줄어든 5211억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GS 순이익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계열사들이 유독 맥을 못 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력 계열사 실적으로 살펴보면 GS칼텍스와 GS에너지는 올 1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2%, 20% 감소한 3068억원, 67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편의점 사업을 중심으로 두고 있는 GS리테일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240% 이상 끌어올리면서 호실적을 냈지만 그룹 전체 성적엔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2분기 들어서며 GS리테일마저도 고전을 이어간 탓에 그룹 실적은 더욱 어두울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4.48% 감소한 영업이익 69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3개월 전 예상 실적보다도 약 10%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GS리테일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한다. 본업인 편의점 사업의 부진과 더불어 지난 2021년 인수한 배달 플랫폼 '요기요' 수익성 악화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기존 성장률은 지난해 높은 기저로 인해 1.5% 성장하는 데 그치고 인건비·판매촉진비가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적인 경영 성향으로 유명한 GS가 야심차게 인수했던 요기요도 실적 부진에 한 몫 했다. 엔데믹으로 인해 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가 감소하면서 배달 플랫폼 출혈 경쟁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요기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를 보면 667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8%나 감소했다.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에 쏠림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난 셈이다.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 우려 등으로 GS칼텍스 실적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GS에너지도 GS칼텍스 실적 부진 영향을 받아 저조한 성적표를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GS가 하반기(7~12월)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GS는 지난해 미래 성장 동력과 신사업 확보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21조원을 쏟는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그럴듯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GS는 올 하반기 GS칼텍스·GS에너지 양대 축으로 수소·폐플라스틱 순환경제, 바이오 사업 등 저탄소 사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자원 효율화와 탄소저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배당금 수익 등을 통한 현금 유입과 계열 신인도(믿고 인정해 의심하지 않는 정도)에 기반한 우수한 재무 융통성 등을 감안하면 투자 관련 재무 부담을 적정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양사는 우수한 신용도가 받쳐주고 있어 신사업 투자에도 재무 부담이 적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보수적인 재무 정책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