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패션·뷰티 업계가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화장품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받은 가운데 패션업체는 전년보다 성장세를 이어가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다. 순이익은 1156억원으로 12.6%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1분기에 비해 21.6% 하락한 9137억원, 영업이익은 59.3% 급감한 6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면세 채널 사업의 계속된 부진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실적이 둔화된 영향이 컸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국내 사업 매출은 5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60.8% 빠진 439억원에 그쳤다. 해외 사업 매출 역시 16.8% 하락한 34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36.9%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시장 전망을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9%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2.4% 늘어난 1조6837억원을 기록했다.
음료 사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과 생활용품 이익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전사 매출에서 30%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한 500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11%, 북미 8%, 일본 5% 순이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업계가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소비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요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면 패션업계는 중국 리오프닝을 맞아 호실적을 기록했다. F&F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4974억원, 1189억원을 기록해 각각 13.8%, 23.3% 늘었다. F&F는 브랜드 MLB로 지난해 중국에서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도 굳건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해당 기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성장한 570억원, 매출은 11% 증가한 5260억원을 기록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 이세이 미야케, 슬로웨어, 메종키츠네 등의 호조로 1분기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애국 소비가 확산되다보니 현지 뷰티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실적이 당장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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