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김해·김포공항 매장(화장품·향수)을 모두 수성한 롯데면세점 특허 재개는 내년 1월경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입찰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제외한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빅 3 모두 참여하며 입찰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엔 매출 연동 임대료 등 입찰 조건이 주효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과 맞물려 항공·여행 부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업계 관심도 인천공항 입찰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김해·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 입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징성이 큰 인천공항에 집중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롯데·신라면세점은 모두 철수한 상태다. 현재 롯데·신라 인천공항 매장은 제2여객터미널(T2)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만 확보된다면 응찰이 예상되고 있다.
인천공항 T1 출국장 제4기 면세 사업자 선정은 유찰을 거듭해왔다. 코로나19로 항공편 노선 중단과 각국간 입국제한·금지로 입출국객이 급감, 업계 매출이 90% 감소하며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임대료가 고스란히 적자가 되면서다.
작년 1분기 롯데·신라·신세계 빅 3 합계 인천공항 임대료는 800억원대였다. 당시 임대료는 각각 롯데 200억원, 신라 240억원, 신세계 36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신라면세점 영업손실은 490억원으로 약 절반이 임대료였다. 신세계도 영업손실은 324억원 가량으로 대부분 임대료다.
현재도 매출은 시내면세점 외국인 구매에서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매출은 거의 없는데 임대료는 50%만 감면 받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1조7025억원으로 전월 대비 2414억원 가량이 늘었지만 외국인 시내면세점 매출이 대부분이다.
'위드 코로나'로 면세 시장 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항공·여행 시장 회복이 2025년경에도 완전하지 못하리란 관측(유럽여행위원회 등)이 나오고 있어 임대료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업계 응찰률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외려 코로나 사태 속 급성장한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을 보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회복까지 정부 지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글로벌 면세 시장 1위 지위가 이 같은 중국 '면세굴기'로 위협 받으면서다. 국내 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15조원대로 반토막 나긴 했지만 1위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지위도 여전히 중국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고객 국적별 매출 비중은 중국 93~95%, 내국인 3%, 일본 1% 가량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 매출을 낸 이번 9월만 보더라도 이용객수로만 보면 외국인 10배 가량인 46만3300명 가량의 내국인 매출은 632억원에 그친다.
약 4만7920명의 외국인이 시장 매출 대부분인 약 1조7025억원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또 이 같은 외국인 대다수는 바로 중국 대리구매상들이다.
면세업계는 "현재 국내 면세점 고객 대부분은 중국 따이공"이라며 "이 같은 수요가 다행스러우면서도 중국 내 이들 규제 움직임이 있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이나 단체 관광객 등을 통한 정상적인 수요가 아니다보니 수수료도 줘야 하고 업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관광객을 통한 시장 정상화,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내국인 600달러, 한화 약 71만원 면세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도 입출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5600달러까지 확대돼왔지만 면세 한도는 600달러 그대로다. 제주도 내국인 면세점도 면세 한도는 600달러, 연간 6회로 제한돼 있다.
중국 정부가 혜택을 준 부분도 이 같은 면세 한도 등 규제다. 지난해 7월부터 하이난 면세점 연간 내국인 면세 한도는 기존 3만 위안(4690달러), 한화 515만원 가량에서 10만 위안(1만5634달러)으로 3배 뛰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국감에서 "한도 600달러가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한도 유지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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