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계에 집중돼 있던 드라이브스루(DT·Drive Thru) 매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거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할리스, DT 매장 3곳 추가..."고객 편의 맞춰서"
할리스는 최근 전국 주요 상업지구에 3곳(평택이충DT점·울산달동DT점·청주산남DT점)에 DT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신규 매장은 1층에선 주문을, 2층에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 매장이 보유한 좌석은 약 180석으로, 차량 4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보유했다.
그동안 할리스는 변화하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신규 매장을 오픈해왔다. 대부분 매장에 1인 좌석과 콘텐츠 좌석을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점에도 주목했다.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면 직원과 대면하지 않아도 주문할 수 있고 매장 대기 시간이 줄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할리스의 DT 매장의 매출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약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배달시장이 급성장하고 유통업계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2017년 대전에 첫 DT 매장을 오픈한 이후 4년 만에 할리스 DT 매장은 10개로 늘었다. 할리스 측은 "할리스는 앞으로도 주요상권분석을 통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매장 출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전체 운영 매장 중 18%가 DT 매장
스타벅스는 일찌감치 DT 매장에 눈길을 돌렸다. 2012년 9월 경주보문로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0년 기준 281개의 DT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2월 기준 전국에 운영되는 스타벅스 매장이 1510곳인 데 비교하면 전체 운영 매장 중 DT 매장은 약 18%를 차지하는 셈이다.
스타벅스가 DT 매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자동차 이용 빈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운영 방식을 맞춰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고객 편의와 만족감을 높여 기존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면 신규 고객 창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런 기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적극 이어졌다.
오랫동안 DT 매장을 운영해온 노하우에 따라 다양한 시도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삼성전자 빅스비와 연동한 음성주문 서비스를 실시했고 6월에는 SK텔레콤의 T맵과 연동해서 음성주문 서비스를 론칭했다. 다소 공간이 제한돼 있는 자동차라는 장소에 착안, 자동차 맞춤형 푸드 개발에도 신경썼다.
‘마이 DT 패스(My DT Pass)’ 서비스는 IT 기술을 결합한 대표적인 스타벅스의 DT 매장 서비스다. 마이 DT 패스는 고객 차량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 카드에 연동해서 DT 이용시 별도의 결제수단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자동 결제로 주문한 메뉴를 받은 뒤 바로 출차가 가능해 호응을 얻고 있다. 마이 DT 패스 서비스는 2018년 6월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선보였다.
◆"백신 접종 끝나도 DT 매장 소비 이어질 것"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팬데믹이 종료된다고 해도 DT 매장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보도를 통해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이 식당 방문을 경계하면서 DT 주문이 급증했다"며 백신 접종 후에도 팬데믹 시대처럼 이런 소비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T 서비스 관련 연례 연구를 수행하는 시레벨 HX(SeeLevel HX)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사 반 케스테렌은 "예방 접종을 받으면 DT 주문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DT 주문이) 이전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DT 매장의 시조 격인 기존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DT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예전에는 DT 매장 자체로 주목을 받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맥도날드가 대표적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AI 스타트업인 다이내믹 일드(Dynamic Yield)에 3억 달러(약 3384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DT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맥도날드 USA의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레스토랑 책임자인 메이슨 스무트(Mason Smoot)는 "상위 매출 약 70%가 DT에서 발생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바일 앱으로 주문·결제하는 고객이 늘어난 만큼 고객이 원하는 편리함에 대응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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