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구 회장 장남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전 GS그룹 회장)은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될 때부터 그룹을 이끈 뒤 지난해 말 막내동생인 허태수 회장에게 그룹 경영을 넘긴 바 있다. 허태수 회장은 동서지간인 김재열 동아일보 사장을 통해 삼성 가문과 다시 한 번 엮인다.
◆ GS그룹 초석 닦은 허준구 회장…경력·학맥·사돈으로 얽힌 LS그룹
장남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이주영씨와 결혼했다. 이철승 전 차관은 OCI그룹과도 사돈관계다. 이주영씨 언니는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결혼했는데, 이화영 회장은 이희림 OCI 창업주의 막내 아들이다. OCI그룹은 이희림 창업주 차남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장남 이우성씨가 구자열 LS그룹 회장 장녀 구은하씨와 결혼했다.
허창수 회장은 구자열 회장과 범 LG그룹이라는 연관뿐 아니라 고려대 경영대학 선후배라는 친분도 있다. 허창수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67학번으로 고려대 경영대학 교우회장(2010~2012년)을 지냈으며, 구자열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72학번이다.
또 LS그룹과도 직접적 연관이 있다. 허창수 회장은 1992년부터 LS산전(당시 LG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1995년 고 구본무 회장이 LG그룹 3대 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아버지에 이어 LG전선(현 LS일렉트릭) 회장을 맡았다.
허창수 회장은 2002년 LG건설(현 GS건설)로 이동해 분가를 준비하고 2004년 LG그룹과 분리하면서 GS그룹 회장을 맡았다.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한 후 27년 만에 구씨 일가와 헤어지고 허씨 일가 그룹을 일구게 됐다.
허창수 회장은 LG그룹과 잡음 없는 '아름다운 이별'로 주목받은 데 이어 임기를 2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또다시 '아름다운 승계'를 보여주었다. 허창수 회장은 이주영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허준구 회장 차남 허정수 GS네오텍 회장과 3남 허진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은 다른 형제와 달리 소박한 집안과 결혼했다. 허정수 회장은 한영숙씨와 결혼해 허철홍·허두홍 형제를 두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은 이정아씨 사이에 허치홍·허진홍 두 형제를 두었다.
4남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 장관의 딸인 노경선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허주홍·허태홍 두 형제를 두고 있다. 허 전 부회장도 지난해 말 허창수 전 회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GS건설 고문을 맡고 있다.
허창수 전 회장으로부터 GS그룹 회장 지위를 물려받은 5남 허태수 회장은 정계와 혼맥을 형성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 장녀인 이지원씨와 결혼했다. 이지원씨 동생 이정원씨는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결혼해 허 회장은 김재호 사장과 동서지간이다. 김재호 사장 동생은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다. GS그룹과 삼성그룹은 과거 이병철 창업주와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 간 동업관계에 이어 허태수 회장의 혼맥을 통해 다시 한 번 만나게 된 셈이다. 허태수 회장은 슬하에 외동딸 허정현씨만 두고 있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허승조씨는 형제 중 유일하게 GS그룹을 떠나 처가 집안에서 직을 맡고 있다. 2015년 11월 GS리테일 부회장서 물러난 허승조씨는 현재 일주학술재단 이사장이다. 허승조 이사장은 고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 장녀인 이경훈씨와 결혼했다. 현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큰 매형이다. 이 전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식품 사장의 딸인 신유나씨와 결혼했다.
허승조 이사장은 지난 2015년 GS 일가 3세인 허연수 부회장에게 GS리테일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준 뒤 태광그룹에 둥지를 텄다. 지난 2017년 태광그룹 3개 재단(일주세화학원·일주학술문화재단·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 고문으로 미등기 비상근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으로 허 이사장은 태광그룹에서 재단 이사장과 태광산업 고문으로 자문 역할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룹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수감되면서 생긴 경영 공백을 허 전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허 이사장이 현재 미등기임원인 상태로 GS리테일 경영자문을 맡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서로 다른 두 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일주일에 절반씩 각각 GS그룹과 태광그룹으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 이사장 장모인 고 이선애씨는 태광그룹 공동창업자이자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누나이기도 하다. 이선애씨가 지난 2015년 별세했을 당시 아들인 이호진 전 회장이 간암 투병으로 장례식장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맏사위인 허 이사장을 비롯해 GS 일가가 빈소를 지키며 사돈 간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 이사장과 이경훈씨는 슬하에 두 딸(허지안·허민경)을 뒀다. 두 자매는 GS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는 건물시설관리업체 '프로케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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