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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산은·수은, 한진 경영권 분쟁시 대한항공 대주주 역할한다

백승룡 기자 2020-05-28 18:07:51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지원하는 댓가로 '특별약정' 체결

내년까지 2조 자본확충 못하면 채권단 대한항공 대주주로

"분쟁 재점화 대비 신주 채권단이 확복할 방안 만든 것"

[사진=한진그룹]

[데일리동방]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대한항공 채권단이 1조200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특별약정을 체결, 대한항공이 기한 내 자구안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이 대주주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에 놓여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채권단은 최근 대한항공이 마련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토대로 특별약정을 맺었다. 대한항공은 기존에 밝힌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송현동 유휴부지 등의 자산을 매각해 총 2조원을 확보할 예정인데, 내년 말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로 취득하게 되는 3000억원 규모 대한항공 신주 전량에 대해 채권단이 담보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결국 내년 말까지 대한항공이 2조원의 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대한항공 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한진칼이 다시 경영권 분쟁에 빠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지난 26일 한진칼 보통주 122만4280주(약 2.1%)를 매수한 '기타법인' 정체가 반도건설이 유력해지면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건설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등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타법인이 반도건설이 맞다면 3자연합 전체의 지분율은 기존 42.74%에서 44.81%로 확대돼 우호지분율이 40% 안팎으로 추정되는 조원태 회장과의 격차를 벌리게 된다.

대한항공 채권단은 이 같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 특별약정을 맺은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한진칼이 취득할 신주를 채권단에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내달 22일 중도 상환일이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2100억원에 대해서는 산은과 수은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통해 해결한다. 채권단은 영구채 발행 1년 후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대한항공 지분 16.37%(1570만6000주)를 확보해 단번에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3월 말 기준으로 29.96%(특별관계자 포함 시 33.35%)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이 9.98%를 갖고 있다. 대한항공 채권단이 전환사채 전환권을 행사하면 보통주 신주가 발행되기 때문에 한진칼을 비롯한 기존 주주 지분율은 하락하게 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환사채 발행 후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율은 29.96%에서 25.70%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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