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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린에너지엑스포]中에 둘러싸인 韓 태양광···장소, 기능별 특성화로 '방어태세'

대구=유환 기자 2024-04-26 21:49:14

중국 업체들 국내에서 수백억대 매출 내며 수익챙겨

압도적인 생산·소비 차이에 가격 따라잡기 힘들어

옥상에 특화한 모듈과 미디어PV 등 특성화 추세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그린에너지엑스포 박람회장엔 통로를 따라 한국 업체(오른쪽)와 중국 업체들이 마주 보고 있다.[사진=유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 1만5024㎡ 규모의 전시 공간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 업체와 이를 막아내려는 한국 기업간 보이지 않는 공방이 펼쳐졌다. 26일 폐막한 세계 10대 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얘기다. 

 신경전은 개막 전부터 업체간 부스 위치를 두고 벌어졌다.  
 한화큐셀,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솔테크닉스, 신성E&G 등 한국 기업이 전시장 가장 넓은 구역에 자리했다. 그리고 인버터 분야 세계 1, 2위를 다투는 선그로우, 화웨이와 태양광 모듈 분야를 이끄는 JA솔라, 징코솔라 등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의 부수를 앞뒤로 둘러싸듯 포진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번 엑스포에 대거 참여한 데는 한국 시장의 놓칠 수 없는 매력 때문이다. JA솔라와 선그로우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태양광 설비로 각각 600억원과 300억원 가량을 벌어 들였다. 

중국산 태양광 설비가 한국에서 수백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이유는 가격적 요인이 크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국내 제품보다 10~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차이의 원인은 압도적인 중국 내 생산·수요에 있다. 많이 쓰고 많이 만들면서 한국 기업들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내려갔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2023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을 봐도 지난해 한 해에만 중국 내에 240GW 규모의 신규 태양광 모듈이 설치됐다. 반면 한국은 2.5GW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생산 측면에서도 중국기업은 차원이 다르다. 징코솔라의 지난해 태양광 모듈 출하량은 78GW였다. 한화큐셀의 생산능력이 약 10GW,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1.35GW 정도인 걸 감안하면, 중국 1개 업체가 한국 전체 모듈 생산량보다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동화된 최신식 설비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균일화시킨 것도 선호의 이유가 됐다. 
 
박람회장에 꾸며진 신성E&G 부스 모습.[사진=유환 기자]

가격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공세에 한국 업체들은 특성화로 맞섰다. 신성E&G는 옥상에 설치하는 데 특화된 중소형 태양광 모듈을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옥상은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면서 발전 효율이 좋아 태양광 모듈 설치에 최적화된 장소다.
 
신성E&G 관계자는 "옥상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할 땐 건물의 안전성을 위해서 적재 하중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최근엔 발전 효율을 위해 모듈이 크고 무거워지는 추세인데 우린 이 옥상이란 장소를 노려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장 내부 한솔테크닉스 부스 모습. 왼쪽엔 미디어PV로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어 영상을 틀고 있다.[사진=유환 기자]

한솔테크닉스는 세계 유일의 '미디어PV'를 보여줬다. 미디어PV는 태양광 모듈과 발광 다이오드(LED)를 합친 제품이다. 모듈 여러 개를 합치면 태양광 발전과 동시에 영상을 재생하는 '미디어 파사드'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 현장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에서도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틀어지고 있었다. 발전 효율은 일반 제품 대비 10~20% 정도 낮지만 수요는 충분했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일반적인 미디어 파사드의 경우 전력을 사용하는 역할만 하지만 미디어PV는 전력을 생산할 수도 있다"라며 "특히 미디어 파사드 설치가 많은 관공서에서 관심 있게 보는 제품이다"고 소개했다.

주최 측은 사흘간 전시장을 찾은 사람이 3만여명이라고 밝혔다. 거래 상담 건수는 392건, 계약액은 6억8000만 달러(약 9477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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