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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국감] 이창용 총재 "입시제도 해결로 서울 유입 줄여야 집값 잡아"

지다혜 기자 2025-10-20 13:25:07
"아무리 집 많이 지어도 유입 이어지면 공급 못 따라가" 미국과 통화스와프 가능성엔 "언급 부적절" 말 아껴 오는 23일 한은 금통위…기준금리 조정 여부 결정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갈무리]
[이코노믹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시장 문제와 관련해 "입시제도나 교육문제 해결을 통해 서울로 들어오는 유입을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지역 주택 공급과 관련, 충분한 맞춤형 공급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서울에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인구 유입이 이어지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며 "입시제도나 이런 교육 문제도 해결돼 서울 인구 유입을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닌지 한은의 입장에 대한 질의에는 "이번 대책은 시간이 좀 지난 뒤 효과를 봐야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의 소득 대비 비율, 수도권 집중, 가계부채 등 사회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엇인가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만족할 방법은 없어 정책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선 "지난 한두 달 사이 달러 약세를 나타냈는데도 원화가 약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러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며 "국내 요인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체결되지 않은 점들이 작용하고 있고, 일본의 정치적인 상황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세 정부에서 부동산 안정화를 이유로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가격 올리면서 정책 실패를 반복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 총재는 "특정 정권의 정책 실패라기 보다 대출 등 단기 처방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생긴 병폐"라면서 "지금 거시적으로 볼 때 더 이상 갈 수 없는 상황이란 것에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세자금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포함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에 관련한 질의에는 "가계부채 누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었고, 여러 서민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지만 반드시 한 번은 끊어야 할 시점이었다"며 "정책 변화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계층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완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미 관세 협상 관련 3500억 달러 현금 투자에 대해선 "한은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사이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1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 사이라고 정부에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은·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 가능성 관련해선 "협상이 진행 중이라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현재 외화안정화기금(ESF)로는 충분하지 않은 규모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선 "현재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경기와 환율, 부동산 등 여러 변수가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하나의 변수만 보고 (금리를) 결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서 두 차례 기준금리 동결한 것과 관련해 이후 조건이나 상황이 변했는지 묻자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전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2.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