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성갤러리는 9일 오후 이정순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중국 감정 전문가 초청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션지아신(宣家鑫)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 천커타오(陈克涛) 상하이 소장협회 상무 부회장 등 중국의 저명한 감정가들이 비공개 중국 유물에 대한 공개 감정을 진행했다.
3년 연속 다보성갤러리의 중국유물 감정을 진행한 이들은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修羅了義經)'을 조맹부가 감색 종이에 금색으로 필사한 '금니사경(金泥寫經)'을 비롯해 다양한 도자 작품들과 홍산문화, 홍루몽 화첩 등 미공개 유물들을 감정했다.
◆ 조맹부의 원각경 금니사경(圓泥經 金泥寫經) 주목…도자 작품들도 진품 명품
이날 시선을 사로잡은 조맹부(趙孟頫, 1254~1322)가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원각경)을 필사한 '원각경 금니사경(圓覺經 金泥寫經)'은 상·하권으로 나뉘어 있다. 상권은 세로 33㎝ X 가로 11.46m, 하권은 세로 33㎝ X 가로 11m로 돼 있으며 세로 35㎝ X 가로 13.5㎝ 크기의 보관함에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하권 끝에 '연우이년춘월삼보제자조맹부경서(延祐二年春月三寶弟子趙孟频敬書)'라고 쓰여있다. 이는 '원나라 연우(인종(仁宗)의 연호) 2년(4315년) 불교의 제자 조맹부가 공손히 쓰다'라는 뜻으로 조맹부가 원각경을 필사한 금니사경이란 설명이다.
원각경은 대승불교의 경전이다. 이 경전은 석가모니가 열 두 보살(十二菩薩)과의 문답을 통해 '대원각(大圓覺)'의 오묘한 이치(妙理)와 수행 방법(觀行)을 밝힌 내용으로, 한국 불교에서도 수행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내용은 일체 중생이 본래 부처라는 '본래성불(本來成佛)'의 진리를드러내며 '원각', 즉 완전하고 원만한 깨딜음을 가장 뛰어나게 설명한 경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션지아신 부주석은 이 유물에 대해 "처음 보는 작품이라 가격을 매길 수 없다" 며 "다만 유사한 사례로 중국에서 조맹부의 글씨가 경매에서 300억원(한화)에 낙찰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산문화의 대표적인 유물인 옥저룡(옥으로 만든 돼지머리 모양 용) 등 다양한 옥 장신구들에 대한 감정도 진행됐다. 홍산문화는 지금으로부터 5000년에서 6000년 전에 번성했던 신석기 문화로, '중화문명의 서광'으로 불린다. 이는 홍산문화가 중국 문명의 시초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주로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당시 홍산문화인들의 삶과 신앙을 엿볼 수 있게 한다.
◆ 전문가도 처음 본 유물 다수…매년 심도 있는 감정으로 가치 입증
다보성 갤러리의 중국 전문가 초청감정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 6월 우샤오화(吴少华) 중국소장가협회 고문, 션지아신 부주석, 천커타오 부회장을 초청해 소장중인 미공개 중국 유물 감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2023년에도 다보성갤러리의 중국유물 감정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예페이란(叶佩兰) 중국 문물학회 감정위원회 위원, 유휘(余辉) 베이징 고궁박물관 연구원, 구팡(古方) 중국 소장가협회 학술연구부 위원 등 3명이 내한해 다보성갤러리 소장 중국 도자기와 서화 등 소장품 70여점을 살펴봤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들이 감정한 8m 길이의 송나라 석각(石恪)의 그림을 비롯해 ▲송 상식국 각화 연꽃문 정병 ▲원 청화 유리홍 봉황문 매병 ▲명 청화백자 운룡문개관 ▲청 분채 수도문상이병 등 다수의 도자 유물 등이 심도 있는 감정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당시 송나라 석각의 그림도 '처음 보는 작품이라 가치를 매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션지아신 부주석은 일본 경매에서 비슷한 수준의 작품인 북송 시대 서예가 황정견(黃庭堅)의 작품이 2억5000 위안(477억원)에 낙찰됐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중국의 전문기들을 초청해 감정을 진행한 것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는데 매해 다보성갤러리 소장품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다양한 유물 감정과 토론을 통해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고 있고, 아직도 공개 못한 유물들이 많기 때문에 초청 감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m 길이의 석각 그림과 다수의 도자 등은 심도 있는 감정을 진행해 그 가치를 증명받았다. 특히 올해 공개한 조맹부의 원각경 금니사경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메우 희귀한 유물이며 서화나 도자 작품들도 훌륭한 작품들이 공개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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