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친링(秦嶺)산맥의 눈 덮인 봉우리 위로 태양이 떠오르자 머리가 하얗게 센 은퇴자들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실크로드 테마 관광 열차에 올랐다.
이들은 3일간 중국 중부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며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현지 별미를 맛봤다.
지난 11일 중국 상무부, 문화여유부를 비롯한 9개의 중국 정부기관 및 국유기업이 '실버관광열차 운행 확대를 통한 서비스 소비 발전 촉진에 관한 행동 계획'(이하 계획)을 발표했다. 노인들에게 더 폭넓고 즐거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7년까지 고령 여행객을 위한 전용 열차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00개 이상의 노선이 마련되고 연간 2천500편의 열차가 운행된다.
고령자를 타깃으로 한 철도 여행이 중국 전역에서 활력을 방출하고 있다. 칭짱(青藏)그룹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관광 전용 열차 승객 중 55세 이상은 77%에 달했다.
다양한 상품 중 15일간의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철도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인들이 열차 안에서 광활한 현지의 다양한 풍경과 문화유산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장(新疆) 철도 여행에 참여한 칭하이(青海)성 주민 왕잔치(王占琪∙61)는 "자가용 여행과 달리, 철도 여행을 하면 비용과 시간은 물론 에너지까지 아낄 수 있어 고령 여행객에게 제격"이라고 전했다.
한 번에 200명이 넘는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산시성의 실크로드 열차는 넓은 침대, 온도 조절 시스템, 비상 호출 버튼 등 노인 친화적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 열차에는 노래방, 마작 테이블 등 시설도 마련돼 있다.
관광 전용 열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의 개념을 뛰어넘어 고령 여행객의 수요를 겨냥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객실 내 의료진, 건강 모니터링 장비, 특별식이 준비된다. 또한 쓰촨(四川)성에서 출발하는 판다 열차는 민족 전통 환영식, 전통 공연 등 막간을 이용한 문화 행사를 선보이며 독특한 여행에 문화적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실버관광 시장은 상당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실버 경제 청서: 중국 실버 경제 발전 보고서(2024)'에 따르면 중국의 실버 경제 규모는 7조 위안(약 1천386조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를 차지했다. 그중 핵심 성장 분야는 관광업으로 나타났다.
중국노령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중국 고령층이 축적한 재산은 총 78조4천억 위안(1경5천523조원)을 기록했다. 오는 2035년까지 전체 실버 경제 규모는 중국 GDP의 10%에 해당하는 30조 위안(5천94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계획은 서비스 제공 확대, 테마 노선 개발, 열차 내 의료 및 노인 돌봄 서비스 개선 등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규모 설비 업그레이드 및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 시 제공되는 혜택) 정책의 지원으로 더욱 노인 친화적이고 편안한 녹색화 관광 열차 환경이 조성될 예정이다. 노인 맞춤형 관광 노선과 제품을 위한 추가 조치도 시행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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