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국가 수장 공백이 자동차 수출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대·내외적 대응책 마련이 부재한 상황이기에 수장의 공백은 더욱 치명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6일 "국가 수장의 부재이기에 내년 완성차 기업도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대응할 카운터파트가 필요한 데 대통령 부재가 악재"라고 말했다.
수장 공백과 함께 내수 부진도 완성차 기업엔 문제다. 지난달 통계청이 공개한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2020년=100)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 이래 10분기 연속 감소세이며,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이다.
한국은행은 15일 공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를 통해 향후 정치 상황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 기간이 길어질 경우 경제심리 위축이 소비 둔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은 당연히 자동차 산업의 소비 둔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을 땐 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지 자동차를 사진 않는다"며 "그렇기에 내수 부진은 자동차 업황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정치적 이슈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노조도 자동차 업계에는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현대차그룹이 속한 금속노조는 지난 5일부터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임단협을 마친 현대차그룹에는 예기치 못한 파업으로 출고지연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은 '강달러'다. 지난 11월 초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이어 윤 대통령 계엄으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탄핵소추안 통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6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7원 내린 1429.3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 초까지는 1450원대의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달러는 수출 시장이 중요한 국내 완성차 기업엔 '호재'로 작용한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수출 중심 기업들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경쟁력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과 달리 부품을 만들어 직접 제조하는 현대차 같은 제조업을 하는 대기업은 환율이 오를수록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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