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2‧3 사태가 만든 고환율 시대… 트럼프에 이어 윤석열까지 더한 고환율에 엇갈리는 산업계

박연수 기자 2024-12-11 06:00:00
수출 기업에는 이득·원자재 수입 기업에는 손해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중엔 자녀와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다. [사진=박연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산업계가 고환율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치뤄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며 원·달러 환율이 한차례 폭등한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 더해지며 산업계는 고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수출 중심 기업들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유가 상승 등 산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종가(1419.2원) 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됐다. 새벽 2시 종가(1423.0원)에 비해서는 14.0원 오른 수치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환율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커다란 피해까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품을 만들어 직접 제조하는 현대차 같은 대기업은 환율이 오를 수록 이득이고, 원자재를 수입해 오는 포스코 등 기업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자동차 업계는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 업계다. 원화로 자동차를 수출할 경우 강달러의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 현대차도 수혜 대상으로 지목됐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실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5의 1~11월 미국 판매량은 3만98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57대)보다 30% 증가했다. 

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환율에 민감한 항공업계가 대표적이다. 항공기 리스비나 유류비 등 고정 비용이 상당 부문 차지하는 만큼 환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도 고환율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철강업계는 제품을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를 수입해 와야 하는 상황이라 고환율이 길어질 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값 인상이 결국 최종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에 고환율이 지속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고환율과 더불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계 전체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기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윤동열 교수는 "고환율뿐 아니라 이같은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면 경제계 전체가 커다란 타격을 얻을 수 있다"며 "정치적 리스크는 줄이고 향후 원자재 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