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등 OLED]①중소형 OLED 점유율 노리는 대형 OLED 패널 강자, LG디스플레이

문은주 기자 2022-04-07 07:12:03
OLED TV 패널 8개 풀라인업 갖춰...차세대 OLED.EX 모든 패널에 적용 파주 이어 中 광저우 생산라인 확대...OLED 패널 年1000만대 생산 가능 투명 패널·플라스틱 활용 피올레드...차별화된 제품군으로 점유율 확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데일리동방]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LG디스플레이의 재도약을 이뤄 갑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경영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고객을 모든 업무와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고객의 니즈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물론 선제적인 제안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올해 실천해야 할 5대 핵심 과제로 △고객 가치 혁신 체질화 △새로운 시장 창출 △근본 경쟁력 강화 △핵심 역량 강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LG디스플레이만의 문화 정착 등을 제안했다. 게이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투명 디스플레이 등 신규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세분화된 고객 전략을 바탕으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90% 점유율 대형 OLED 절대 강자...'OLED.EX'로 대세 굳히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 8780억원, 영업이익 2조 2306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2조원을 넘기면서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프리미엄 시장 내 대형 OLED가 대세로 잡은 데다 중소형 OLED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 등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일인자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전체 TV 시장이 역성장한 작년에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TV용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70% 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20% 이상의 출하량 성장과 강화된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형 OLED 양대 생산 거점 체제를 구축하는 등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유리 원판 투입 기준 월 8만장 규모의 대형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중국 광저우에 월 9만장 규모의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등 총 월 17만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OLED TV 패널의 연간 1000만대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한 셈이다. 

LG전자를 비롯해 유럽, 북미, 일본, 중국 등의 20개 TV 제조사들이 OLED 진영에 합류한 가운데 OLED TV 패널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OLED TV 패널 중 가장 큰 97인치와 가장 작은 42인치가 올해 추가됐다. 이에 따라 42인치, 48인치, 55인치, 65인치, 77인치, 83인치, 88인치, 97인치까지 총 8개 풀라인업을 갖추면서 고객 선택 폭을 넓혀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세대 TV 패널 올레드EX(OLED.EX)는 OLED 화질 핵심인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화면 밝기(휘도)가 30% 높아졌다. [사진=LG디스플레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화질을 혁신한 차세대 TV 패널 올레드EX(OLED.EX)로 대형 OLED 리더십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OLED.EX는 OLED 화질 핵심인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OLED 소자는 더욱 강해지고, 화면 밝기(휘도)는 30% 높아졌으며 개개인 시청 패턴에 맞춰 더욱 정교한 색 표현이 가능해졌다. 

또 기존 대비 30% 줄어든 4밀리미터(mm)대 베젤(65인치 기준)을 구현해 심미적으로도 뛰어나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부터 모든 OLED TV 패널에 OLED.EX를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전사적으로 고객 경험과 고객 가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화질 개선 등의 조치도 고객 경험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투명 디스플레이부터 중소형 OLED까지...경쟁력 확보 총력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서 투명 OLED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투명 OLED를 진열대와 결합한 프로모션용 ‘투명 쇼케이스’를 비롯해 사무실 외부 창문에 투명 OLED를 적용해 탁 트인 전경을 보면서 화상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 여러 용도로 사용 가능한 ‘투명 스마트 윈도우’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제안한 것이다.
 

인테리어용 홈 스크린 콘셉트인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패널로 구성한 ‘투명 쉘프’를 통해 시간, 날씨, 일정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얇고 가벼워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2022년 1000억원대에서 2025년 3조원대에 이어 2030년에는 12조원대에 이르는 등 연평균 성장률이 116%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대형 투명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 중이다. 지난 2019년 투명도 40%의 55인치 투명 OLED를 상용화해 쇼핑몰, 박물관, 지하철 등에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투명 OLED를 비롯해 얇고 유연한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월페이퍼, 벤더블, 롤러블, 화면에서 직접 소리가 나는 시네마틱 사운드 OLED 등 폼팩터 혁신을 이룬 차별화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린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중소형 OLED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피올레드(POLED)가 대표적인 사례다. POLED는 유리 대신 유연한 플라스틱 판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플라스틱 소재 특성상 유리와는 달리 안전성을 확보하기 쉽다. 자동차 업계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향후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나 선박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차량용 POLED를 양산하기 시작한 이후 작년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은 91.3%에 달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 솔루션으로 자동차 및 노트북, 태블릿 등 IT시장과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초 기존 3사업부(TV사업부·IT사업부·모바일사업부) 체제를 대형·중소형 체제로 축소, 재편했다. 생산 이원화로 대형 패널 만큼 중소형 패널 사업에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그동안 핵심 역량을 강화해 '시장창출형'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얼마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피올레드(POLED)는 기능성과 안전성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2021 대한민국 산업기술 R&D대전 기술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