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사업협력을 위해 상호 3000억원 규모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국내 최고 수준 기술과 플랫폼, 서비스 역량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기로 협의했다. 콘텐츠 강화와 통신서비스 확보로 5G 시대를 선도하려는 두 회사 필요가 맞아떨어졌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태원 SK 회장 손을 잡은 이유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카카오톡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4441만7000명으로 전 국민 수에 가깝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 사업자다. 카톡은 스마트폰 출시 초기 무료 메신저와 보이스톡 서비스 때문에 통신사에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무선 인터넷과 4세대 이동통신이 활성화된 지금은 플랫폼과 통신망을 넘어 데이터가 기업 미래를 좌우하게 됐다. 국내에선 절대강자이지만 해외에서는 영향력이 크지 않은 현실도 타개해야 한다.
카톡은 올해 2분기 기준 전 세계 사용자 수가 5088만2000명이다. 국내 사용자를 제외하면 해외 사용자가 600만명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5G 사용자 수성은 물론 이 통신망 사용가치에 대한 설득력 확보도 필요하다. 최근 롱텀에볼루션(LTE)만 지원하는 아이폰11이 국내에서 전작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로 불안정한 5G 환경이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와 SK텔레콤 협력은 카카오택시가 T맵을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강력한 서비스 혁신과 고객편의 극대화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양사 인공지능(AI)·5G 등 미래기술 협력 △콘텐츠와 플랫폼 협업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분야 경쟁력 강화 △커머스 분야 시너지 창출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시너지 협의체 대표는 공동대표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맡는다.
이번 주식 교환은 카카오가 SK텔레콤에 신주를 발행하고,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갖게 됐다. 상호 지분 보유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다.
김범수 의장 어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카카오를 대기업집단에 포함시키며 더욱더 무거워졌다. 자산총액 10조6000억원에 소속 회사 71개를 거느린 이 회사는 콘텐츠 투자에 집중해왔다. 2016년 카카오엠 인수로 음악산업에 진출했고 이듬해 AI 전담조직을 만들고 카카오브레인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블록체인 전문회사 그라운드X도 만들었다.
실적은 껑충 뛰었다. 2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404억5900만원으로 전분기(276억6300만원)에 비해 46%나 올랐다. 카톡과 포털, 콘텐츠 부분에서 매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신사업 부문은 1분기 597억9100만원에서 2분기 509억6600만원으로 줄었다.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온 카카오는 신사업을 올해 본격화한다는 입장이었다. 다양한 사업을 펼 토대로 카카오 플랫폼은 좁은 무대일 수 있다.
김범수 의장은 데이터의 중요성 외에 사고 전환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4월 ‘카카오임팩트의 첫발, 100업(up) 해봄’ 콘퍼런스에서 “한게임에 부분 유료화를 도입하고, 카카오톡 플랫폼화로 수익을 창출했던 지난 과정들 모두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던 사례”라고 했다.
흥망성쇠가 빠른 모바일 업계를 이끌어온 김범수 의장은 이제 통신사를 우군으로 두고 또 한 번 업계를 뒤흔들 전망이다. 세상은 국내가 아닌 전지구급 충격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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