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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경협 "주주행동주의 부작용 예방할 제도 장치 필요"

유명환 기자 2025-12-16 08:28:22

주주제안 대상 기업 2020년 10개사→지난해 66개사 급증

"이사회 기능 위축·이해관계자 피해 우려…권한 남용 책임 물어야"

AI(인공지능)으로 생성한 행동주의 펀드와 관련된 이미지.[사진=이코노믹데일리 DB]
[이코노믹데일리] 코스피 활황세에 더욱 활발해지는 주주행동주의가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에 의뢰한 '주주행동주의 동향과 대응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주들이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 공개서한 발송과 주주제안이나 대표소송 등을 통해 투자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사회 기능이 위축되고 자칫 소비자와 근로자 등 회사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보고서는 주주제안 등을 통해 기업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는 주주행동주의가 최근 활발해졌으나 현행 법·제도상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의 대상이 된 한국 기업은 2020년 10개사에서 지난해 66개사로 급증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총에서 총 42개 상장회사에 164건의 주주제안이 상정됐는데 이는 전년도 137건보다 20% 늘어난 결과다.
 
보고서는 개인투자자 증가(2019년 600만명→2024년 1400만명)와 개인 주주의 온라인 플랫폼 결집 등이 주주 활동을 촉진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면서 행동의 대상이 되는 기업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도 밝혔다.
 
최근 일련의 상법 개정(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와 집중투표 의무화 등)에 이어 현재 발의된 '자사주 의무소각' 및 '권고적 주주제안'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경영의 중심축이 이사회에서 주주총회로 이동하며 상법에서 규정한 이사회의 권한과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총이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사회 이슈를 둘러싸고 주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주주행동주의가 자칫 주주의 이해에만 집중하다 보면 채권자와 근로자 및 협력업체와 소비자 등 회사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주주의 권한 남용을 예방할 입법 보완을 통해 증시 활성화 분위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과 관련해 일반주주가 추천하는 이사 후보자도 최대 주주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위임장 수집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편법·불법적인 수집에 관한 사전 감시와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부 주주의 경영 관여 행위가 회사 이익에 반하거나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주주 권한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 활동을 통해 회사의 중요 정보를 입수한 주주가 제삼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공정 거래나 허위 정보 유포 등의 시장 교란 행위를 막는 감시체계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업도 이사회 운영규칙을 제정하거나 개선해 이사회 추천 이사 후보나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 후보 양자 간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자격요건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사전에 공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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