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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목소리, "있지도 않은 코인 거래됐다"…빗썸 사태에 '무차입 공매도' 논란 재점화

류청빛 기자 2026-02-08 13:49:00

"아날로그 구멍가게인가" vs "유령 비트코인 명백"

60조원어치 팻핑거가 부른 나비효과…'디지털자산법' 규제 더 세지나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빗썸발 '60조원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정치권을 강타하며 가상자산 시장 규제 강화의 기폭제로 떠올랐다. 여야는 이번 사고를 단순 전산 오류가 아닌 '구조적 결함'으로 규정하고 거래소의 내부 통제 시스템과 장부 거래 방식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빗썸의 유령 코인 사태는 무차입 공매도와 다를 바 없는 시장 교란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나 의원은 "전 세계 비트코인 발행량의 2%에 달하는 60조원 규모가 전산상으로 생성되고 거래됐다"며 "실제 자산 이동 없이 장부상 숫자만 오가는 '구멍가게식' 운영이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과 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 입력 실수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장부 관리 시스템에 치명적 허점이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거래되고 가격 변동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실제 보유량 없는 거래'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빗썸이 62만개(약 64조원)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상 실제 코인 이동은 없었지만, 전산상으로는 코인이 지급되고 일부는 매도까지 체결됐다. 이는 주식 시장의 '무차입 공매도'처럼 실물 없이 허수 주문만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현실화했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거래소 시스템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한다. 나경원 의원이 제안한 '보유량 연동 주문 시스템 의무화'는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코인 수량 내에서만 주문과 체결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강제하자는 취지다.

업계는 이번 사고가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기본법은 가상자산 발행(ICO) 허용 등 시장 육성에 무게를 뒀으나, 이번 사태로 거래소 통제와 지배구조 개선 등 규제 중심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금융당국이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 수준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빗썸과 같은 대형 거래소의 시스템 오류가 시장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빗썸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오지급 경위뿐만 아니라 실제 보유량 대비 전산상 유통량의 불일치 여부(장부 거래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 시장이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 사례"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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