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구글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오픈AI가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 개선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사내에 ‘코드레드(Code Red)’를 발령한 가운데 폴란드의 유망 AI 스타트업 ‘넵튠AI(Neptune.ai)’를 전격 인수하며 기술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오픈AI는 3일(현지시간) AI 모델 훈련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넵튠AI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인수는 구글이 최근 출시한 ‘제미나이3 프로(Gemini 3 Pro)’가 벤치마크 성능 평가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파생 서비스나 상품 개발 업무보다 챗GPT 모델 자체의 고도화와 사용자 경험(UX)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는 취지의 ‘코드레드’를 발령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오픈AI가 경쟁사들의 기술적 도약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오픈AI 품에 안긴 넵튠AI는 머신러닝 모델의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오류나 성능 저하의 원인을 추적하는 ‘MLOps(머신러닝 운영)’ 분야의 강자다. AI 모델은 훈련 규모가 커질수록 내부에서 어떤 변수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데 넵튠AI의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오픈AI는 이미 1년 이상 넵튠AI의 툴을 활용해 GPT 시리즈를 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넵튠의 기술을 자사 훈련 파이프라인에 완전히 통합함으로써 차세대 모델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를 능가할 신규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훈련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넵튠의 기술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야쿠프 파초키 오픈AI 수석과학자는 “넵튠AI의 도구를 우리 모델 훈련 시스템에 깊숙이 통합하기 위해 여러 차례 반복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모델이 학습하는 방식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문제를 즉각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인해 넵튠AI는 오픈AI의 내부 조직으로 흡수되며 기존에 넵튠의 솔루션을 이용하던 외부 기업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중단된다. 이는 오픈AI가 넵튠의 기술력을 독점적으로 활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피오트르 니에치비에치 넵튠AI CEO는 “범용인공지능(AGI)을 향한 여정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자·엔지니어들과 힘을 합치게 돼 기쁘다”면서 “우리는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오픈AI 재단은 이날 연말까지 ‘인간중심 AI 펀드(People-First AI Fund)’를 통해 비영리 단체 208곳에 총 4,050만 달러(약 590억 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대부분 AI 도입 초기 단계에 있는 지역사회 단체들로 오픈AI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AI의 사회적 기여에도 공을 들이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AI 패권 경쟁이 ‘속도전’에서 ‘완성도 전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구글과 오픈AI의 기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향한 빅테크들의 러브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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