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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다경의 전자사전] AI 시대, 낸드도 쌓는다...HBM이어 HBF도 주목

김다경 기자 2025-11-16 09:00:00

낸드 적층해 대역폭 끌어올리는 HBF, 차세대 기술로 부상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에서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2025 OCP 글로벌 서밋' 중 하나인 'HBF 나이트'를 열었다. 김천성 SK하이닉스 부사장(eSSD Product Development 담당)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이코노믹데일리] ※전자사전은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전자'분야의 최신 기술과 산업 이슈를 쉽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뉴스에선 자주 등장하지만 정작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매주 하나의 핵심 주제로 선정해 딱딱한 전문 용어 대신 알기 쉬운 언어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누가 더 빨리 계산하느냐’에서 ‘누가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쌓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GPU 성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면서다. 

그 중심에 다시 떠오른 것이 낸드 플래시와 ‘고대역폭 낸드’ 기술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적층 방식을 낸드에 접목해 대용량·저비용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병목을 최소화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핵심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AI 추론 시장에서 매우 큰 기회를 보고 있다"며 "HBF 메모리는 2026년 하반기 컨트롤러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낸드는 스마트폰과 PC, SSD에 탑재되는 대표적 비휘발성 저장장치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용량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대량의 데이터를 담기 적합하지만 실시간 연산에 쓰이는 D램·HBM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이 바로 낸드 적층 기술이다. 낸드는 지난 10여 년간 수직 적층을 통해 적은 면적에서 더 많은 용량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단순히 ‘층을 올리는 것’을 넘어 HBM처럼 층간 데이터 통로를 개선해 대역폭을 높이는 구조가 실험되고 있다. 

수요처는 명확하다. 가장 먼저 AI 데이터센터다. 대형 언어모델(LLM) 파라미터가 수백억에서 수천억 개로 늘어나며 GPU·HBM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어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멀티모달 분석, 검색·추천 서비스 등에서도 고대역폭 플래시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PC·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AI 확산 속도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기기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언급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샌디스크가 이 시장을 전략적으로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HBF 표준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들을 초청해 'HBF 나이트'를 열고 협력했다.

SK하이닉스는 UFS·SSD·HBM 이후를 잇는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을 제시하고 있으며 로드맵에는 HBS(High Bandwidth Storage), Storage-Next와 함께 HBF가 핵심 축으로 포함됐다. 이미 UFS 4.1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HBM 다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차세대 낸드 스토리지에서도 고객과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AI 메모리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HBM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다음 전장은 자연스럽게 ‘HBM 바로 아래 계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HBF가 상용화되면 낸드 산업에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2027년 이후부터는 업황 개선과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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