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가동하면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증 절차를 거쳐 12월 중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임추위의 추천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되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일각에선 지난 1일 임추위 가동 이후 후보군들의 지원 절차가 추석 연휴와 겹치면서 일정이 촉박했던 점을 이유로 빈 회장의 개입설 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금융지주의 승계절차 상 임추위에서 평소 관리해 오던 상시 후보군만이 지원이 가능한 데다, 연휴를 감안해 접수 기간도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그룹은 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외부 전문기관인 헤드헌팅사의 후보 추천과 평판조회 등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게 돼 있다. BNK금융 임추위도 규정에 따라 내부 인물을 비롯한 외부 추천을 거친 전직 임원 출신 인사들로 상시 후보군을 관리했다.
현재 내부 인물로는 빈대인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등이 포함됐고, 외부 인물에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을 비롯해 주요 금융그룹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임원들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빈대인 회장은 재임 기간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유력 후보로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 확대로 실적 개선을 꾸준히 이어왔고, 올해 2분기 순이익도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취임 첫 해부터 은행 횡령사고 수습 등 내부통제를 강화한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방 특성에 맞춰 은행들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시니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어 안정적 경영을 이끌고 있단 평가다.
다만 BNK금융의 거점인 부산·경남 지역 금융시장은 최근 지방경기 둔화에 따른 여신 건전성 리스크와 금융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도전이 필요한 것도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인사 영입 또는 은행과 캐피탈 등 비(非)은행 경험을 갖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인사의 회장 승진 가능성도 함께 나온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 지난 2023년부터 부산은행을 이끌고 있는 방성빈 행장의 경우 과거 부산은행 경영전략그룹장과 부행장보, 지주 상무 등 요직을 거쳤다. 방 행장은 은행 본연의 리테일·지역영업 기반을 갖추고 부산은행의 내실을 다졌단 평가를 받으며 올해 초 행장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태한 경남은행장 역시 과거 경남은행서 지점장, 여신심사부장, 부행장보를 역임하면서 내부 사정에 훤한 여신전문가로 알려졌다.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도 이전 BNK신용정보 대표를 거치는 등 비은행 부문 경험을 축적해 온 인사로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외부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은 과거 부산은행 입행 후 북부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보를 거쳐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을 지냈다. 부산은행장 시절엔 기존 부진하던 순이익을 크게 늘려 실적을 끌어올렸단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23년 빈대인 회장과 BNK금융 수장 경쟁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뒤 부산은행 경영고문, 지주 비상임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로선 빈대인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다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역금융시장 구조 변화가 겹치며 이번 선임을 통해 안정을 택할지, 혹은 변화를 선택할지가 향후 그룹의 성장 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관계자는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후보군의 세밀한 검증을 거쳐 그룹을 이끌 최적의 CEO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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