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천공항공사(이하 공사) 면세사업자 선정이 다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한 데 이어 신세계면세점도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계약 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당시 면세점 운영을 철수한 롯데면세점이 사업권 재입찰에 참여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면세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액은 9199억4652만원으로 전년 동월(1조65억268만원) 대비 8.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구매 인원은 236만3113명에서 258만339명으로 9.2% 늘었다. 매출액을 구매 인원수로 나눈 1인당 면세 구매액은 35만6000원으로 전년(42만6000원) 대비 16.4% 감소했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이 낸 임대료는 2581억원, 신세계면세점은 2475억원이다. 올해 2분기 신라면세점은 113억원, 신세계면세점은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면세점은 면세업 불황과 인천공항 사업장 수익성 악화 등으로 작년 3분기부터 줄곧 적자 상태에 빠졌다.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은 업체별로 고정 임차료를 납부하는 형태였으나 2023년부터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해 산출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후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입국객이 증가해도 면세점 구매는 감소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면세점 매출은 줄어드는데 오히려 임대로는 오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공사 측이 임대료 조정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달 신라면세점은 DF1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공석이 된 DF1 권역은 마진이 높은 주류·담배권이 있는 데다가 입지가 좋은 알짜 면세 구역으로 꼽힌다.
공사는 오는 10월~11월 중 DF1 사업권 재입찰을 진행할 전망이다. 공고부터 사업 심사까지 6개월 안에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11월에는 후속 사업자의 윤곽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는 롯데면세점이 해당 구역 입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20년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운영에서 철수했다. 당시 DF1(화장품·향수)과 DF5(패션·기타) 구역을 5년 계약으로 따냈으나 고정 임대료 부담으로 철수했다.
롯데는 철수 이후 시내점과 해외점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고 온라인 판매와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이러한 전략 전환의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임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임대료 조정 폭과 계약 조건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참여 확률을 60~75% 수준으로 추정하며 임대료가 최소 25~30% 인하될 경우 낙찰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이 최근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재개한 만큼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에 맞춰 다이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6월부터 거래가 다시 발생,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공사도 면세점 공실이 가장 큰 부담인 만큼 최저 임대료 기준을 낮춰 제안할 여지가 크다. 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전체 매출 중 60% 가량이 비항공 수익으로, 이 중 면세 사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또 이번 입찰에 중국 국영 면세점그룹(CDFG)의 참여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만큼,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CDFG는 세계 1위 면세 사업자로 중국 정부 지원 아래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실제 2023년 인천공항 입찰에도 참여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보따리상 거래는 과거와 달리 수익성이 보장되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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