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50년 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건설한 원조 시공사라는 상징성과 차별화된 제안으로 조합원 표심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마감된 압구정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입찰했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24가구를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3.3㎡당 1150만원, 총 2조7488억원 규모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입찰에 2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유찰된다. 같은 절차가 2회 연속 유찰되면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조합은 일단 오는 12일 입찰 재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수의계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유력 경쟁사 삼성물산이 이미 입찰 포기를 선언했고, 현대건설 외 다른 경쟁사도 움직임이 없다.
현대건설은 입찰공고 전부터 ‘OWN THE 100’이라는 설계 콘셉트를 내세우며 조합원 설득에 나섰다. 50년 전 ‘압구정 현대’를 지은 건설사가 다시 재건축을 책임진다는 메시지다. 1970년대 당시 강남에서 최고 15층 고층 아파트를 지어 ‘부촌의 상징’으로 만든 기억과 맞물린다.
금융 지원책도 마련했다. 주거래 은행인 하나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해 총 13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재건축 전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을 맞춤형으로 지원해 조합원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례 없는 금융 안전망으로 조합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사업 전 과정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개발 계획도 압구정의 위상에 맞춘다. 현대백화점그룹과 협력해 단지와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을 연결하는 통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입주민은 외부 도로를 거치지 않고 단지에서 곧바로 백화점과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과 협약을 맺어 압구정을 주거·교육·문화가 어우러진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단지 설계는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세계적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과 협업한다. 그는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미국 뉴욕 허드슨강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 등을 설계한 인물이다.
압구정2구역 조합은 2차 시공사 선정도 유찰될 경우 다음 달 27일 총회를 열어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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