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전면 재편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현재의 요약형 검색 결과인 ‘AI 브리핑’을 연내 대폭 확대하고 내년에는 별도의 대화형 ‘AI 탭’을 신설하며 최종적으로는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관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는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수익화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8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쇼핑, 플레이스 등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들의 포괄적인 행동 패턴을 촘촘히 파악하고 있는 독보적인 플랫폼”이라며 “네이버만이 보유한 데이터에 AI 기술이 더해지며 플랫폼 경쟁력과 수익화가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네이버의 AI 네이티브 전환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AI 브리핑’은 현재 전체 검색 쿼리의 8%까지 적용이 확대됐으며 월간 3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핵심 서비스로 성장했다.
특히 AI 브리핑이 노출된 검색 세션은 기존 통합 검색 대비 검색 수와 콘텐츠 클릭 수가 32% 높았고 검색 결과에 대한 이용자 체류 시간도 20% 이상 증가하는 등 높은 사용성을 입증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AI 브리핑의 적용 범위를 전체 검색 쿼리의 20%까지 확대해 정보성 검색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AI 기술은 광고 수익 증대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2분기 네이버 플랫폼 광고가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했는데 이 중 4%포인트가 ‘애드부스트(AdBoost)’ 등 AI의 효과”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검색광고 잠식(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AI 브리핑은 정보성 쿼리 중심으로 오히려 쇼핑과 로컬 서비스로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해 매출에 긍정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검색 결과 개선을 넘어선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네이버 내 별도 탭에서 대화형 AI 검색을 활용할 수 있는 ‘AI 탭’을 출시해 쇼핑, 로컬, 금융 등 데이터 기반의 심층적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AI 검색 행태에 대한 이해와 기술 적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네이버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여 AI 시대에서도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자사의 AI 역량이 국가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대표는 정부의 ‘월드베스트 LLM(WBL)’ 사업 등에 선정된 것을 언급하며 “그동안 네이버가 자체 AI에 투자한 결실이 중장기적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나 동남아 등 자체 인프라와 LLM 구축을 원하는 국가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사업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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