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대표 게임 '워크래프트'의 캐릭터 '아서스' 동상이 박물관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과거 동네 친구들과 오락실에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던 부모 세대부터 현재 PC·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아이들까지 게임은 세대를 막론하고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지난달 4일 문을 연 서울 구로구 지타워의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의 역사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의 추억, 아이와 청소년을 위한 색다른 재미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나혼렙' 주인공 '성진우'가 게임 역사의 여정에 대해 소개한다. [사진=이지환 기자]
8일 찾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등 세 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게임 역사' 공간에 들어서면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고대 문명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걸어온 게임의 여정을 소개한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몰입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상설 전시를 통해 게임의 발전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상설 전시 맞은편의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6개 키워드에 포함되지 않은 수많은 소장품을 볼 수 있다. 중간에 있는 터치 패널을 통해 원하는 소장품의 상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게임 역사의 흐름에 맞춰 소장품을 전시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1950년대 등장한 최초의 비디오 게임 '테니스 포 투'부터 현대의 가상현실(VR) 기기까지 6개 키워드로 구분된 게임과 기기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맞은편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2030세대에게 익숙한 '닌텐도 DS'를 비롯해 다양한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소장품 인테리어' 콘셉트의 대형 스크린. 미처 전시하지 못한 총 2100여개의 소장품은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관람객은 전시 공간 곳곳에 마련된 터치 패널을 통해 전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2100여 개의 소장품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터치 패널을 통해 본인에게 어울리는 게임 직업을 찾은 뒤 해당 직업군의 상세 정보와 실무자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게임 세상’ 공간에서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사운드 디자이너 등 게임 제작 관련 직업에 대해 알아볼 수 있으며 각 직업군에 대한 상세 정보와 실무자 인터뷰를 담은 터치 패널도 마련돼 있다.
기획자를 비롯한 개발진의 작업 공간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게임 개발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영상을 재생하면 넷마블의 인기 캐릭터 '양파쿵야'가 등장해 게임 제작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자녀를 둔 가족이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이지환 기자]
또한 바로 옆에서는 영상으로 게임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제공돼 자녀와 함께 관람하며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실제로 넷마블은 이달부터 초등학교 5학년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심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사운드트랙관에서는 시대별 대표 게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특히 나만의 게임 캐릭터를 만들어 '제2의 나라'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플레이’ 체험과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8비트 음악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주제가까지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트랙’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팩맨', '스노우브라더스' 등 과거 인기작들이 총집합한 플레이 컬렉션은 오락실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당시에 사용된 기기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사진=이지환 기자]
마지막으로 ‘게임 문화’ 공간에 들어서면 넷마블게임박물관의 백미인 ‘플레이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 비치된 추억의 오락기를 통해 ‘팩맨’, ‘버블보블’, ‘소닉’ 등 오락실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기자는 오락실 세대는 아니었지만 잠시 향수에 젖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재 기획 전시는 추억의 한국 PC게임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지환 기자]
추억 속 한국 PC 게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도 진행 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한국 게임산업이 PC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첫 주제로 선정했다”며 “다음 전시는 보다 대중적이고 친밀한 주제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넷마블뿐만 아니라 국내외 게임 시장의 역사를 총망라한 장소다. 다양한 상호작용과 체험 요소가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모바일 게임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향후 기획 전시를 통해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