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는 장중 한때 4% 급락하는 등 변동성을 키웠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할 수 있다는 루머가 돌자 3% 이상 반등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CNBC에 “90일 유예설은 가짜뉴스”라고 밝히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등 대형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0.19% 상승 마감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거래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날 거래량은 총 287억주로,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약 18년만의 최대 수준이었다.
최근 10일 평균 거래량(약 169억4000만주)은 물론 지난주 금요일 거래량(267억7000만주)까지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과 거래량이 매우 높아 작은 뉴스에도 가격 움직임이 크게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중 관세 유예 기대감이 나오자 시장이 급격히 반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반등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를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시장 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9일부터 추가로 최대 50%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즉각적으로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맞섰다. 백악관 측은 최소 50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고문은 CNBC 인터뷰에서 "관세 인하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협상 전망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전문가들과 헤지펀드 거물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장기화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싱스퀘어의 창립자 빌 애크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정책적 실수’라고 비판하며, 수정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스스로 초래한 ‘경제적 핵겨울’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 역시 "관세 부과가 장기화될 경우 되돌리기 어려운 부정적 효과가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월가의 주요 은행들은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기 시작했다. JP모건은 올해 연말 S&P 500 목표치를 기존의 6500에서 5200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또한 6666에서 5600으로 낮췄다.
파이퍼 샌들러는 옵션 시장 데이터를 근거로 이번 주에 S&P 500 지수가 5.6% 범위 내에서 급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최고 수준의 변동성이다.
한편 ETrade의 크리스 라킨 전략가는 "당분간 미국 증시는 워싱턴발 뉴스가 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역시 "관세 문제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S&P 500 지수의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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