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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미 관세협상 후폭풍…美 485조원 인프라 투자, 건설업계 '조용한 환호'

한석진 기자 2025-08-11 10:48:05

PF 위기 속 新 성장동력…대기업 수주 이어 중견·중소 진출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건설업계에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자체의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협상의 핵심인 3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미국 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요를 열어젖힌 것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침체된 국내 시장을 상쇄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2023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333억1000만달러로, 이 중 미국 수주가 100억달러로 사상 처음 단일국가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수주의 30%를 차지했으며, 북미·태평양 지역 전체 수주도 103억달러(31.0%)로 중동(114억달러·34.3%)과 양대 축을 형성했다. 이는 당시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따른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분야 한국 대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북미 수주는 46억7825만달러(12.6%), 올해 상반기 수주는 27억3400만달러(8.8%)로 다시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대기업 건설 계열사들은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시장)’을 기반으로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시 첨단 반도체 팹(370억달러 이상) 1공장을 시공했고, 이를 토대로 확장 공사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SK온 배터리 합작공장을 주도했다. SK에코플랜트는 태양광 발전소·연료전지·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는 대기업 위주의 수주 구조지만, 미국 산업 중심 건설 붐이 확대되면 중견·전문건설사에도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현지 인력난과 시공역량 한계 속에서 한국 건설사의 품질 경쟁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식 규제·제도·공정 문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본질적으로 내수 중심 서비스 산업이어서 관세 인상에 따른 타격은 제한적”이라며 “미국발 산업 인프라 확장에 따른 대규모 시공 수요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미국을 글로벌 시장 확장의 거점으로 삼아 에너지 신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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