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흥행과 전략적 파트너십 행보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7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 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72만명 증가한 137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는 69만여건으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쿠팡플레이보다 약 26만건 앞섰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6월 MAU 1060만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하락세와 정체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이러한 부진을 딛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역대급 흥행이 꼽히고 있다.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작품은 지난해 9월 공개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다. 넷플릭스는 같은 달 MAU 1167만명을 기록하면서 이용자 회복에 성공했다. '흑백요리사'는 공개 첫 주에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 380만건을 기록해 넷플릭스 톱10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어 차례대로 공개된 '오징어 게임 2'와 '중증외상센터'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상승세 굳히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오징어 게임 2'는 공개 11일 만에 1억260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의 대표적 '효자 시리즈'임을 입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직전 달에 비해 무려 139만명 증가하며 상승 궤도에 올랐다.
'중증외상센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공개 직후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 수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지난달 마지막 주(1월 27일~2월 2일)에 시청 수 1190만건을 기록하며 '오징어 게임 2'를 제치고 비영어권 TV쇼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의 전략적 파트너십 행보도 이용자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말 네이버의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고 혜택에 자사의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월 5500원)을 추가한 바 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콘텐츠부문 VP는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이후 해당 요금제 회원이 30% 정도 증가했다"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구독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이용자가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역시 넷플릭스 효과를 누리며 '윈윈'(win-win)을 이어가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7일 진행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넷플릭스와 제휴한 뒤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기존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최근 SBS와의 파트너십도 체결해 지상파 콘텐츠를 내보내기 시작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한편 주춤하던 넷플릭스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 토종 OTT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를 견제할 것으로 기대됐던 웨이브·티빙 합병 효력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달 더코어 대표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보고서에서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더라도 그간의 콘텐츠 전략을 바꾸면서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웨이브와 티빙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방송사들이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 서비스 업체에 방영권을 판매하며 수익을 얻어 '독점 콘텐츠' 전략의 빛이 바래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넷플릭스와 SBS의 제휴로 인해 웨이브의 '지상파 독점' 구도가 무너지면서 합병 효력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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