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증권사 미래에셋·삼성·키움·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연결기준 영업이익 총합 추정치가 5조6077억원이라 관측했다. 증권사별로 누적 영업이익을 살펴볼 때 △한국금융지주 1조2634억원 △삼성증권 1조1809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1269억원 △키움증권 1조1163억원 △NH투자증권 9202억원으로 4곳이 1조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중 가장 먼저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클럽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증시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가중되면서 불황을 겪은 타업권 대비 증권사는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이 올해도 또다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먼저 금융투자업계에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책무구조도란 개인 임원에게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배분해 책임을 묻도록 한 제도다. 반복되는 금융사고 등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마련됐다.
증권사(자산총액 5조원 이상)는 이에 따라 오는 7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각 사가 올해 내부통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이달 2일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했고 3일부터 정식 시행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9개사(교보·대신·미래에셋·삼성·신한·한국투자·한화투자·KB·NH투자증권)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부문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증권사는 올해 일임형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이 투자 자문을 하거나 맡아서 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 RA 퇴직연금 서비스를 출시하며 교보증권은 상반기를 목표로 일임형 AI 퇴직연금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작년 12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받으면서 국내 10번째 종투사로 한해를 맞이한다. 종투사에 지정되면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2배로 늘어나고 기업에 대한 신용 공여 업무까지 가능해 사업 기반이 확대된다.
교보증권은 11번째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올해 조직을 개편했다. 교보증권은 자산관리(WM)사업본부와 IPS(Investment Product Service)본부를 통합 관리할 자산관리부문을 신설했고, 기업금융(IB)에서는 구조화금융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구조화투자금용본부로 합쳐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자산운용·상품세일즈 사업 영역을 넓히고자 FIS(Fixed Income Solutions)본부를 설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금융사 칩타다나(Ciptadana)증권 인수를 완료했는데 올해 중으로 칩타다나자산운용에 대한 인수도 마무리할 것이라 밝혔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해 작년 하반기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연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출시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도전 의지를 내보인 키움·하나·메리츠증권은 올해도 6번째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키움증권은 올해 종합금융팀을 신설했고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재작년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하나증권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메리츠증권은 신청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특히 몇 년 만에 대형 증권사 위주로 역대급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올해 국내 증시만 안정된다면 업권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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