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올해 3분기 대형 건설사 원가율이 93%에 육박했다.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원인이다. 일부 건설사는 원가율이 95%를 넘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상태에 달한 곳도 있다.
1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건설사의 올해 원가율은 평균 93% 수준이다. 2021년 87.5%에서 5.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원가율이 93%라는 것은 매출액이 1억원이면 이 중 원자잿값이 9300만원이고 남은 700만원으로 각종 세금, 영업인력 운용 비용, 판매관리비 등 다른 비용을 빼고 건설사들이 이익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 95.78% △현대엔지니어링 95.88% △대우건설 93.36% △DL이앤씨 89% △GS건설 91.75% △포스코이앤씨 92.72% △롯데건설 92.49% △SK에코플랜트 93.6% △HDC현대산업개발 91.03% 등이다.
건설사의 원가율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전엔 보통 80%대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와 팬데믹 이후의 금리, 자잿값, 인건비 등 상승을 겪으며 점점 높아진 것이다. 업계는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창수 나이스신평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2021년부터 2022년에 착공한 사업장에서 건축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오르고 건설사들의 이익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전국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20년 9월(100.64)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올랐다. 이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보고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원가율이 높아지면 대규모 공사를 수주해도 건설사의 이익이 줄어든다. 이렇게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에서는 건설사들이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책임준공 확약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 손실이 발생하면 건설사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20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는데 공사원가 급등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미수금 등 ‘받지 못한 돈’이 늘면서 매출채권 규모도 많이 증가했다.
2022년 말 20조5000억원이던 매출채권 규모는 지난 9월 말 31조9000억원으로 55.5%(11조4000억원) 늘었다. 2년도 안 돼 매출채권 규모가 10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건설사 자체 사업장의 분양 미수금이 늘었다. 공사는 진행됐지만, 건설사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가 늘어난 것도 매출채권 증가의 이유다.
업계는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짧은 시간 안에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높은 건설원가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 될 예정”이라며 “철근 등 건자재가격 하락에도 건설공사비는 여전히 비싼데, 그 이유는 건설원가 구성요소의 하방 경직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인건비는 공사비 내 비중이 46%로 절대적으로 높고 한번 상승하면 내려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건설공사비 상승 주범으로 꼽히는 시멘트가 경우도 낮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 없이 건설공사비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건설사들은 신규사업을 위해 높아진 원가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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