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비상계엄령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가운데 강달러 기조가 길어지면서 국내 식품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일수록 밀가루, 대두 등 수입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현지에 공장과 법인이 있는 기업도 운영비, 세금 등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밤 선포됐던 비상계엄령이 단시간에 해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식품사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먹거리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로 한때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46원까지 급등했다가 오늘 1410.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한 직후부터 다소 안정된 모습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단 제언이 나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강달러 기세가 더 거세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추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본격 실행되면 달러 가치가 현재보다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부 수출 기업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원자재를 사들여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식품 기업의 경우 국제 원자재 시세 변동으로 인한 매출 규모 및 수익 구조의 변화가 크다. 환율이 오르면 밀가루와 설탕의 원재료인 원맥과 원당 등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제품 원가에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등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농심은 강달러 기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이 크지 않지만, 내수의 경우 소맥, 팜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익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CJ제일제당도 환율에 따른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밀가루 제조에 필요한 원맥과 식용류 제조에 필요한 대두 및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내부적으로 환율 10% 상승 시 올 3분기 기준 세후 이익이 약 142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 가치 상승으로 수익성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삼양식품도 밀가루, 팜유 등 많은 원자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사업부의 경우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환율 변동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에 민감성을 갖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원자재 등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강달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환율 변동에 대한 영향을 살피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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