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 관심이 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 쏠린 가운데 한국이 주목할 곳은 또 있다. 바로 중국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미·중 무역전쟁 등 복합하게 얽힌 글로벌 정세와 한반도 역시 무관하지 않아서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지난 7월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을 떠나고 3개월째 공석인 중국대사를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결정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개월 공백'은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래 가장 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중 관계만 보고 주한 중국대사를 임명하지는 않을 거라 예측하고 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그동안 중국은 외교부 아주사(아시아국) 쪽 인사를 한국 대사로 보냈다”며 “이번엔 글로벌 정세가 복잡다단해지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국 소속 사람을 대사로 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달 29일 주한 중국대사의 장기 공석에 대해 “미중 갈등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이 복잡해져 대사 임명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중요성을 감안해 중국 정부 입장이 예전과 다를 거란 전망도 나왔다.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은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좀 더 친하다고 봐왔는데 이번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전 비서실장을 신임 주중 한국대사로 내정한 뒤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장관급 김 전 실장을 통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초임보다 대사직을 여러 번 수행한 국장급을 한국에 보내왔는데 장관급인 류젠차오 대외연락부부장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중국이 한국을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지난 7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비중 있는 인사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바 있다.
또 다른 후보로는 미국 등을 고려해 국제관계 차원에서 유럽에서 근무 중인 유럽통 외교관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크넬대 정치학과 주즈췬 교수는 SCMP를 통해 “중국 외교에서 한국과 한반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한국이 환영할 만한 영향력 있는 외교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을 신경 쓰는 이유가 미 대선 뿐만은 아니다. 일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자리가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은 2025년 의장국으로 우리나라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2026년 의장국을 노리는 중국은 한국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전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1일 누리집을 통해 오는 8일부터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중 수교 후 한국인에 대한 중국 방문 비자 면제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한 중국대사는 빨라도 다음달에나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대사 인선을 결정한다. 만약 한국에 보낼 대사를 지난달 보고했더라도 다음달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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