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1일 경영실적설명회를 통해 DS부문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거뒀다고 전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보다 3조1700억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에 앞서 시장에선 DS부문의 영업이익을 약 4조~5조원이 될 거라 추정했다. 실제 공개된 수치와 1조원가량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부진이 시장 전망보다 심각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부진에 대해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보였고 중국 내 시장에서 레거시 제품 증가로 수급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이전 세대 메모리 제품을 값싸게 공급해 시장 가격이 내려갔다는 얘기다.
다만 HBM의 실적과 성장세에 대해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올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든 인공지능(AI) 전용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통상 엔비디아나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며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을 이끈 주력 제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부정적 수치들이 나왔음에도 삼성전자는 HBM의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70% 넘게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번 3분기엔 HBM3E(5세대)의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4분기엔 50%까지 성장할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아울러 여러 고객사와 협의해 각 고객사에 최적화된 '커스텀 HBM'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신감의 배경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넘길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삼성전자의 HBM3E는 엔비디아의 품질 검사를 거치고 있는데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의 퀄(품질 검사) 지연이 있었지만, 과정상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 (HBM3E의)판매 확대가 가능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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