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6억원)보다 22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486억원) 대비 67% 증가한 812억원으로 집계됐다. BC카드 관계자는 "금융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조9132억원으로 지난해(2조24억원)보다 4.5% 줄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결제 프로세싱(매입업무) 수익이 1조6043억원에서 1조5430억원으로 3.8% 감소해서다.
수익은 줄었지만 비용은 더 감소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영업 비용은 1조8321억원으로 전년(1조9538억원) 대비 6.2% 줄었다. 그중 매입 업무 비용은 1조3894억원으로 지난해(1조4598억원)보다 4.8% 감소했다. 대손 비용도 줄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전년(361억원) 대비 31.9% 감소한 246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체 카드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110억원)보다 62.7% 증가한 179억원을 기록했다. 부가사업 수수료 수익도 지난해 상반기(296억원) 대비 15.2% 증가한 341억원을 거두면서 자체 카드 사업은 호조를 이어갔다.
현재 BC카드는 매입업무 의존도가 크지만 자체카드, 대출, 해외사업 등 다른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매입업무수익 감소분을 상쇄할 방침이다.
특히 BC카드의 실적 달성에는 케이뱅크의 가치 제고 영향이 컸는데, 현재 BC카드는 케이뱅크 지분 33.72%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매년 케이뱅크 기업가치 변화에 따라 동반매각청구권 행사 가격, 이자율 등을 고려해 파생상품 부채를 계산한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 유상증자 진행 당시 BC카드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한 바 있다.
따라서 BC카드는 투자자들의 엑시트 자금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케이뱅크 기업가치 변동에 따라 파생상품 평가손익이 BC카드 실적에 반영된다. 파생상품평가이익은 영업외수익,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분류된다.
올 상반기 BC카드의 영업외수익은 2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억원)보다 급등했다.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212억원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역대급 실적을 낸 점도 긍정적이었다.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250억원) 대비 3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2017년 출범 이래 최대 성과다.
BC카드는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당기손익을 보유한 지분율만큼 자사 수익과 손실로 인식하게 된다. 이에 케이뱅크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BC카드의 지분법 이익으로 266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동시에 케이뱅크의 상장 여부는 BC카드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의 투자 열기가 하반기들어 식으면서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한 기업 6곳 가운데 이노스페이스(-20.44%)와 엑셀세라퓨틱스(-16.70%)의 주가가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급락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까지 출시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되면서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주가 방향성은 소호(자영업자) 대출 성장성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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