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공영방송 정상화와 미디어 산업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30년이 넘는 방송 경력을 토대로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방송・통신을 둘러싼 어려운 현안이 많은 시기에 전임 방송통신위원장 두 분이 연이어 물러난 초유의 상황 가운데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방송기자로 시작해 한 방송사의 수장을 거치며 30년 넘게 방송분야에 헌신해 왔다"며 자신의 경력을 소개했다.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언론이 사회적 공기로서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하겠다"며 "공영방송은 이름에 걸맞게 역할을 재정립해 공영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 미디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지상파 중심시대에 설계된 낡은 방송 규제는 과감히 혁파하고 OTT, 방송 등 신·구 미디어가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규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시대의 이용자 보호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 후보자는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온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하면서도 그 이면에 새롭게 등장하는 피해나 불편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도록 AI 등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보호 규범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단 1만원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자택 인근에서 법인카드를 41회, 약 400만원 정도 사용한 내역을 지적하며 사적 사용 여부를 추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며 "단 1만원도 사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퇴임 당시 직원들에게 제과류를 나눠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마지막까지 제 옆에서 일해 준 비서실 직원한테 빵을 나눠준 것을 생생히 기억하는 직원의 목소리가 여기에 있다"며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무리하며 "오늘 청문회에서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서 제가 방송통신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실 수 있도록 진솔하고 성실하게 말씀드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오늘 청문회에서 위원님들께서 주신 조언을 마음 깊이 새기고 열린 자세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숙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의 방송통신 정책 비전과 함께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이 동시에 조명됐다. 향후 이 후보자의 인사 검증 결과와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평가가 주목된다. 방송통신 분야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의 공정성 회복, 미디어 산업 혁신, 그리고 이용자 보호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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