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우리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등을 직접 소개했다. 동시에 자사주 매입·소각 및 주주환원 정책도 확대하는 중이다.
먼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일본 도쿄에서 '신한금융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하고 일본의 성공적인 밸류업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 금융 애널리스트 20여명과 일본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자리에 함께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신한금융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던 진옥동 회장은 이번에는 도쿄에서 신한금융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계획 등을 홍보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올해 첫 해외 기업설명회(IR) 활동지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라 불리는 홍콩이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달 17~18일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 그룹의 경영 성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룹의 양호한 재무적 성과와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비전 및 중장기 성장 전략을 소개했다. 또 지난해 초 새롭게 수립한 '자본관리 계획 및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시행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과 최근 시행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설명했다. 함 회장은 이어 같은 달 19~21일 호주를 방문해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향상과 투자 유치 무대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서 집계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의 이달 초 기준 평균 외국인 지분율은 62.42%로 전년 말 평균보다 4.2%p 늘었다.
여기에 4대 금융지주는 주주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 확대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제도'를 도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 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 배당금이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의했다. 5월에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우리은행 경영진이 우리금융 자사주 약 14만 주를 장내 매입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직접 해외로 나가 'K-금융' 홍보에 나섰다.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 3월 폴란드를 찾아 현지 금융감독청장과 첫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고 새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영국 런던에 이어 올해 미국 뉴욕에서 해외 금융 IR을 열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추진 중인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알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융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강세를 띠고 있다"며 "이에 따라 그룹 수장들도 직접 해외 투자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그룹 차원에서 경영 현안을 우선으로 챙기고, 본업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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