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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HK이노엔ㆍ보령 VS 대웅제약ㆍ종근당, 'P-CAB' 시장 대격돌

안서희 기자 2024-04-15 18:00:00

HK이노엔, 보령과 공동판매 협약 체결...시장 확대 기대

대웅제약, 종근당과 손잡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판매

케이캡(좌)과 펙수클루(우) 제품 이미지[사진=HK이노엔, 대웅제약]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출시부터 코프로모션(공동판매) 을 함깨한 종근당이 지난해 계약 만료 후 대웅제약과 손을 잡았다. 이에 HK이노엔은 보령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해 올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제(P-CAB, 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시장 대격돌이 예상된다.
 
HK이노엔은 2019년 ‘케이캡’을 출시하며, 국내 P-CAB 치료제 시장을 새롭게 열었다. 케이캡은 빠른 약효 발현과 우수한 약효 지속성, 편리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
 
케이캡은 케이캡정 50mg이 출시된 이후 케이캡구강붕해정 50mg과 케이캡정 25mg 두 가지 제형으로 출시돼, 2022년 1321억원, 2023년 1500억원의 꾸준한 실적을 달성하며 위식도역류질환제 시장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P-CAB 계열 ‘케이캡’ 출시 전에는 1980년대 개발된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치료제가 위식도역류질환에 대부분 처방됐다.
 
2021년 케이캡 임상3상 연구결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게서 치료효과의 지속적 유지와 장기 복용 안정성도 동시에 확인했다. 임상시험은 국내 33개 의료기관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유가 확인된 3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에 참여한 이들이 최대 6개월간 케이캡을 복용한 결과, 내시경상 미란성뿐만 아니라 가슴 쓰림 및 위산역류 등 위식도역류질환의 주요 증상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대조군인 PPI 투여군 대비 우월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케이캡 출시와 함께 HK이노엔과 공동판매를 진행하며, 국산 신약 30호 지정과 36개국 진출 등 공격적인 시장 확장에 앞장섰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과 HK이노엔의 공동판매 방식은 종근당이 시장 유통 분야를 맡고 지정처 영업은 각 기업이 담당했다. 종근당이 소화기 분야 약제 영업 부분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HK이노엔과 종근당은 지난해 12월 공동판매 계약 만료와 함께 양사 간 조건 차이로 재계약이 불발돼 결별했고 HK이노엔은 보령을 선택했다. 보령은 국내 대형 병원부터 일반 병의원에도 강한 영업력을 갖고 있어, 영업망 강화에 힘쓰며 블록버스터 신약을 탄생시킨 HK이노엔과 첫 상호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는 각각 소화기내과와 순환기내과 시장에서 쌓아온 영업 마케팅을 공유하면서 두 시장에서 사업영역 확대를 비롯해 큰 성장력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상상인증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케이캡의 2024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4.4% 증가한 2115억원, 영업이익은 181.2% 증가한 159억원으로 추정된다. 케이캡의 성장이 수익 개선에 크게 작용했고, 매출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2024년 1분기 케이캡 매출액은 보령의 재고확보용 공급증가효과도 예상돼 전년대비 69.4% 증가한 41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고했다. 덧붙여 케이캡의 미국 임상 3상 결과와 FDA 품목승인 신청, 올해 6개 수출국 추가 등 2024년 케이캡 수출액은 100억원 내외로 전망했다.
 
종근당은 HK이노엔과 결별 후 대웅제약과 손을 잡았다. 대웅제약은 HK이노엔 케이캡과 같은 P-CAB 계열 치료제인 펙수클루가 있다. 펙수클루는 2022년 7월 출시돼 1년 6개월 만에 2023년 기준 매출 553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제34호 국산신약으로 등록돼 있으며 한국과 필리핀 2개국에서 출시되고 있다.
 
펙수클루는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지적된 느린 약효 발현 및 2시간 이하의 짧은 반감기,식이영향, 약물 상호작용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펙수클루의 반감기(초깃값의 절반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는 9시간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가장 길다. 그만큼 약효가 오래 지속돼 야간 속쓰림 증상을 현저히 완화했다.
 
P-CAB 제품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종근당은 축적된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사의 영업, 마케팅 역량 등 시너지를 발휘해 펙수클루가 국내 P-CAB 치료제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종근당과의 계약으로 “양사가 P-CAB신약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경험을 살려 펙수클루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업계 내 동반성장의 모범·성공사례로 만들고, 나아가 펙수클루 ‘1품 1조’실현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펙수클루는 올해 다양한 나라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에서는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수출계약을 맺은 국가는 6개 나라다. 여기에 멕시코와 에콰도르, 칠레 등 중남미 품목허가를 받아 올해 현지 출시 준비를 진행 중인 3개국을 합치면 총 24개국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펙수클루 매출은 전년보다 53.0% 상승한 18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어 올해 펙수클루 매출은 전년대비 64.6% 오른 905억원으로 전망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가장 큰 차별점을 살펴보면 적응증에 있다. 적응증은 ‘어떠한 약제나 수술 따위에 의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을 뜻하며, 풀이하면 ‘임상시험을 통해 규제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은 효과’라는 뜻이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궤양·만성위축성위염 환자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 등 5개의 적응증을 획득했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10mg에 한함) 등 두 가지 적응증을 확보했다. 케이캡에 없는 위염에 대한 적응증은 있지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에 대한 적응증은 아직 없다.
 
일각에서는 “펙수클루는 케이캡보다 출시가 늦은 만큼 적응증 확보가 미미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현재 펙수클루가 해외시장 확대 등 빠르게 시장확보를 하고 있어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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