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의사인력 확대 방안’ 긴급 브리핑을 열고 19년간 묶여있던 의대 정원을 과감하게 풀고, 2025년부터 2000명을 증원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부터 배출돼,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브리핑에 앞서 6일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의료 개혁의 핵심 추진 과제인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논의에서 “필수의료가 벼랑 끝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정부는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감으로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담대한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06년부터 19년 동안 묶여있던 의대 정원도 국민 생명과 건강권을 보장하고, 어렵게 이룩한 우리 의료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6일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한 2025학년도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은데 이어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친 상태다.
또한 의사들이 지역과 필수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민생토론회에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를 발족해 28회 소통했고, 대한병원협회, 종별 병원협회 등 병원계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그동안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130차례 이상 소통해 왔다.
의료 공급자, 소비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법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산하 전문위원회 등을 통해서도 깊이 있는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월달까지 10차례의 지역 간담회를 열어 지역이 처한 필수의료 위기에 대한 현장의 의견도 수렴한 바 있다.
먼저 정부는 10년 뒤인 2035년 수급전망을 토대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 현재 의료 취약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인력을 전국평균 수준으로 확보하려면 5000명이 필요하고,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감안할 경우 2035년에 1만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족하나마 1만5000명의 수요 가운데 최소한 1만명의 의사인력을 2035년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령화 추이, 감염병 상황, 의료기술 발전동향 등 의료환경 변화와 국민의 의료이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의사 인력 수급을 관리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의대 입학정원의 대학별 배정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할 때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한다.
한편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정원은 교육부의 정원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에 총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에서는 대학별 증원 수요를 재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조 장관은 “2025학년도 대학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정부는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모든 국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제때 진료받을 수 있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년이라는 오랜 기간 완수하지 못한 과제를 책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지지 덕분”이라며 “정부는 오직 국민만 보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 의료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위기의식 아래 다양한 분야에서의 개혁과제를 발굴해 추진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며 “정부와 새로운 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보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도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정책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브리핑 후 의협이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총파업 의지를 다시 밝힌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정부는 의료계를 존중했기 때문에 다른 이해관계자하고는 별도로, 별도의 의료현안협의체를 운영해 28차례 논의한 바가 있다. 의료계가 특히 주장하는 의대정원 확대의 전제조건인 수가 인상, 의료사고 부담 완화, 근무 여건 개선 등도 논의해 지난주에 정책 패키지로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식·비공식적으로 적정 규모를 재차 요구했으나 의협은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협상으로 의대정원을 결정하는 사례는 없기에 오늘 보건의료정책심의회의 논의를 거쳐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확정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의사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2020년 의대정원 증원을 시도했을 때 복지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경험을 지적하자 “그때는 코로나19의 감염이 심각해 우선 국민의 건강과 생명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에서 아마 타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우선 의료계가 협조해 주실 거라 믿고, 만약에 불법 집단행동을 하게 된다면 의료법, 그리고 관련법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인재 블랙홀에 대해서는 “의대 정원이 확대가 되면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계속되고 심화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사 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됨에 따라서 타 분야와 비교할 때 균형 잡힌 기대소득이 전망될 뿐만 아니라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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