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TV플러스', 'LG채널'이라는 명칭으로 패스트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패스트는 구독료가 없어 TV와 인터넷만 있으면 광고를 시청하고 무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패스트 시장 규모는 올해 63억 달러(약 8조3000억원)에서 2027년 120억 달러(약 15조8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과 LG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를 주름잡던 OTT 업체들에 대항하기 위해 자사 광고형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콘텐츠 플랫폼 삼성TV플러스에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출시했다. KT알파와 손잡고 연말까지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노엘의 선물', '패딩턴2' 등 150여개 콘텐츠를 제공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영화 콘텐츠 수를 1000여개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TV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미국과 한국에서 출시한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지난 7월 FIFA+ 채널도 글로벌 론칭한 데 이어 8월에는 국내 주요 인기 콘텐츠를 배출한 CJ ENM 전용관 채널도 신설했다. 예능 '놀라운 토요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등 콘텐츠별 전용관도 마련했다.
앞서 LG전자도 지난 2월 LG 채널을 통해 인기 중국 드라마를 무료로 볼 수 있는 PLAYY(플레이) 중국드라마를 선보였다. LG채널은 현재 전 세계 28개 국가에서 3000여개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차별화된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맞춤형 콘텐츠·서비스 분야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과 서비스 사용 편의성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과 LG가 자체 플랫폼을 확대하면서 자사 제품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패스트 서비스 시장 확대는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TV 사업은 제품 주기가 7년 이상으로 길어 시장의 성장성이 불확실한데 패스트 서비스는 삼성·LG의 주력 사업 이외에도 광고와 콘텐츠를 통해 안정적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 다변화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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