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3조8000억원을 한참 뛰어넘으며 국내 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돈 잘 버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길이 남을 호실적에 연간 실적 목표치를 높였다.
26일 현대차가 공시한 2분기(4~6월) 잠정 경영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42조2497억원, 영업이익은 4조23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42.2% 각각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기대 수준을 한참 웃도는 실적을 거두자 연간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목표치도 상향 조정됐다. 현대차는 이날 정정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을 14~15%로, 영업이익률은 8~9%로 높여 잡았다. 올해 초 현대차가 제시한 매출 성장률 목표치는 10.5~11.5%, 영업이익률은 6.5~7.5%였다.
지난해 매출(142조5275억원)에 목표 성장률을 넣어 계산하면 올해 매출은 160조원을 넘어선다. 현대차는 차량 판매 대수 역시 지난해 도매 기준 394만3000대에서 올해 432만1000대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업이익률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됐다. 2021년 5.7%에 머무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9%로 올랐다. 기업이 대외에 발표하는 실적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과 환율 여건 등에 따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도 실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데 단순히 말해 영업이익률이 9%라면 3000만원짜리 차를 팔아 270만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목표치) 상향 요인을 △견조한 시장 수요와 우호적 환율 환경, 원가 혁신 △생산 정상화와 판매 호조에 따른 물량 증가 △상품성 개선을 통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지속과 믹스 개선(판매 차종 구성) 등을 꼽았다.
2분기 실적이 대박을 터뜨린 것도 환율 효과와 판매량 증가, 믹스 개선이 주효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분(6조2500억원) 가운데 환율은 1조690억원, 판매량 증가는 2조3410억원, 믹스 개선은 1조8530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1조2580억원)에는 환율이 6800억원, 판매량 증가가 5010억원, 믹스 개선이 2010억원을 각각 기여했다.
현대차의 이익률 극대화 기조는 계속될 전망된다. 현대차는 최근 신차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선택사양(옵션)으로 판매하는 품목을 각 트림(세부모델)에 기본으로 포함시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소위 '깡통'으로 불리는 하위 트림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을 미리 묶어 파는 전략이다. 또한 부가가치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형급 이상 차종의 판매 비중 확대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