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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장은주의 여車저車] 자동차 원조 '메르세데스-벤츠',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선도

장은주 기자 2023-07-22 07:30:00

車개발에 진심이던 벤츠·다임러 만나 '벤츠' 탄생

시대 앞서가던 '벤츠'...전동화 전환에도 끄떡 없어

벤츠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EQE SUV'[사진=메르세데스-벤츠]
[이코노믹데일리]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브랜드다. "똥차 가고 벤츠 온다"라는 속언도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 벤츠는 '좋은 차', '성공'을 상징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로 등극했다.

글로벌 시장은 물론 까다로운 한국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럭셔리 브랜드 벤츠의 시작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벤츠의 창업주 중 한 명인 칼 벤츠는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 자신이 만든 자동차 '파텐트 모터바겐'을 선보였다. 이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로, 연료 냄새 등을 이유로 대중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파텐트 모터바겐'

파텐트 모터바겐은 1886년 1월 독일 베를린 특허청에 상품명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차', 특허번호 37435로 등록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칼 벤츠는 1886년 7월 파텐트 모터바겐을 정식 출시했다. 4행정 후륜구동의 세 바퀴 자동차. 0.9마력의 힘으로 분당 400회전하는 엔진을 장착했다. 차체는 나무와 금속으로 제작돼 무게가 약 100kg이었고, 가격은 당시 기준 600마르크(약 4000 달러)였다.

가까운 이동 수단으로는 마차가 보편적으로 쓰이던 당시 시장은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연료탱크 용량이 1.5L에 불과해 계속해서 연료를 채워야 했다. 익숙한 마차를 두고 비싼 돈을 지불하며 자동차를 살 필요가 없었던 때였다. 하지만 칼 벤츠는 성능이 향상된 2호와 2마력의 3호를 잇달아 개발했다. 3호는 웬만한 마차보다 빠른 최고 시속 16km를 기록했다. 

1888년 3월 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는 성능 시범 겸 홍보 퍼레이드 차원의 장거리 주행을 도전했다. 1888년 3월 파텐프 모터바겐 3호를 몰고 약 104㎞ 주행에 성공했다. 총 12시간57분이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당시 그가 달렸던 길은 현재 '베르타 벤츠 메모리얼 루트'로 불린다. 

이후 '자동차'라는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판매에 활력이 붙었다. 칼 벤츠의 회사 '벤츠 앤(&) 씨에'는 세계적 기업의 면모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또 1906년에는 '칼 벤츠 죄네'라는 자동차 제조회사도 세웠다.

◆'메르세데스' 벤츠?...다임러의 메르세데스

칼 벤츠가 자동차를 발명하던 당시 내연기관 자동차를 연구하던 인물들이 또 있었다. 1885년 엔지니어였던 고틀립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는 자동차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엔진을 개발했다. 이 엔진은 이륜차 '라이트바겐'에 탑재돼 세계 최초의 모터사이클로 등극했다. 이들은 이 엔진을 사업 모델로 삼아 1890년 '다임러모토렌게젤샤프트(DMG)'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업가 에밀 옐리넥은 DMG의 우수 고객인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었다. 그는 DMG에 최고 시속 40km로 달리는 자동차를 주문했고 그 결과 1898년, 8마력의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세계 최초의 도로주행 자동차 '피닉스'가 탄생했다. 그는 더 빠르고 강력한 고성능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1900년 4월, DMG와 에밀 옐리넥은 자동차와 엔진 판매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새로운 엔진 명칭에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메르세데스는 에밀 옐리넥의 딸 이름이다.

1901년 3월, 자동차 경기에 에밀 옐리넥이 메르세데스를 타고 출전하면서 유명인사가 됐고 그해 3월과 8월에 12/16hp와 8/11hp 모델이 등장했다. 그때부터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은 차의 성공과 더불어 뛰어난 성능과 신뢰성의 상징이 됐다.

1902년 6월, DMG는 메르세데스를 브랜드 이름으로 발표하고 같은 해 9월 합법적인 상표로 등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까지 섭렵

1926년, DMG와 벤츠&씨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존폐 위기를 맞게 됐고, 이를 계기로 자동차 기업의 상생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을 위해 '다임러-벤츠 AG'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된다. 오늘날 세계 최고 자동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탄생돼 독일 자동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오늘날 벤츠는 칼 벤츠가 만든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말과 전기차로의 전환을 맞이했다. 업계 선두 주자로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견고한 이미지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막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벤츠는 올해 1~4월 판매량 217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95대)와 비교하면 142.5% 급증한 실적이다. 벤츠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1~4월 벤츠는 국내에서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총 2만1128대를 팔았는데,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 비중은 10.3%에 달했다. 

벤츠는 올해 한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전기차를 한국에 들여왔다. 현재 벤츠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는 △EQA △EQB △EQE △EQS △EQS SUV △EQE SUV까지 총 6종이다. 특히 EQE SUV는 지난 11일 출시돼 대형 SUV 시장도 장악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구성을 다양하게 늘려 고객들의 선택권을 늘릴 예정"이라며 전동화 전환 흐름에 맞춘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를 시사했다.

130년 전 고성능 엔진과 자동차를 새로 개발하며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했던 벤츠는 여전히 시대를 한발 앞서 나가는 중이다. 기술력과 우수한 제조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란 신뢰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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